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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사건편 2 - 벗겼다, 세상을 뒤흔든 결정적 순간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6월
평점 :

나는 tvN의 역사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 <벌거벗은 세계사>는 꼭 빼먹지 않고 챙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영상으로 보는 것은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서 보는 재미가 있지만 머리로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역사서만큼은 책으로 다시 읽어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벌거벗은세계사 사건편1에 이어 사건편2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10가지의 큰 사건들을 상세하게 풀어놓은 보물같은 역사책이다. 그리스 민주주의, 인도의 힌두교와 카스트, 삼국지의 모태가 된 두 영웅, 종교개혁의 이면, 2차 세계대전의 리허설격인 스페인 내전, 중국 현대사를 뒤흔든 쑹씨 세자매, 괴승 라스푸틴과 러시아 제국의 몰락, 일본 전쟁의 학살자들, 벌거벗은 CIA의 실체, 뮌헨 올림픽 참사와 비행기 납치사건 등 정말 세계사를 뒤흔든 사건들이 가득하다.
가장 내 기억에 남았던 것은 바로 '중국 현대사를 통째로 쥐고 흔든 쑹씨 세 자매'편이다. 본 방송을 볼 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그녀들의 인생이 어떻게 중국의 현대사를 흔들었을까? 여성의 인권은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곳이 많다. 20세기 초 여성의 인권 개념조차 없던 청나라에서 중국 최초로 쑹씨 세 자매는 미국 유학생이 된다.
중국 현대사를 뒤흔든 이들은 아이링, 칭링, 메이링으로 그들의 남편은 각각 중국 최고의 대부호 쿵샹시, 중국의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 중화민국(대만)의 총통이었던 권력자 장제스이다. 특히 칭링은 아버지의 친구이자 언니인 아이링을 사랑했던 쑨원과 결혼했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으로 추앙받던 쑨원의 비서가 되면서 27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한다.
당시 시대상을 보았을 때 여성의 신분으로 미국 유학을 갈 수 있었다는 것도 대단하고, 그들을 훌륭하게 키워낸 부모들도 대단해 보인다. 또한 미국 유학을 마치고 자매들이 택한 그들의 인생 결정도 대단하다. 부모들의 자녀 교육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까?
중국의 현대사는 쑹씨 가문으로 인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특히 쑨원의 아내 칭링과 장제스의 아내 메이링은 이후 자매 사이의 우애가 깨지게 된다. 친했던 세 자매는 결국 사이가 벌어지고, 셋째 메이링은 적이 많았던 장제스 때문에 암살 시도를 겪었다. 그러나 결국 일본을 몰아내기 위한 국공합작으로 세 자매는 힘을 합치게 된다.
중국의 현대사가 흘러가는 방향대로, 자매들의 남편들의 향방이 결정되었다. 그에 따라 세 자매의 사이도 달라진다. 좋아지기도 하지만 결국은 국민당과 공산당으로 나누어지면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을 겪는다. 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삶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이들은 서로를 그리워하지 않았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