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그랩 - 내 정보를 훔치는 빅테크 기업들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닉 콜드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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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빅테크 기업인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고 있을까? 우리는 이들이 제공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공짜 서비스에 열광하면서 매일 이들 제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들이 과연 많은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항상 이것이 궁금했다.


필자는 이들의 행태를 '데이터 식민주의'라 말한다. 과거 역사적 식민주의는 8%에 불과한 유럽의 열강들이 전세계의 84%를 통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식민통치 아래 약 35년 동안 고통을 당해왔다. 이런 과거 식민주의에 비교한 데이터 식민주의 인식은 새로우면서도 섬뜩하게 한다.


식민주의 시대에 열강들은 식민지의 전 국토에 전신과 전기를 설치했다. 이는 그들이 식민지 전체를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를 통해 식민국들은 식민지의 토지를 수탈했다. 국가와 특정 회사가 결탁하여 토지 및 자산 강탈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



과거의 식민주의 토지 수탈과 비교해서 오늘날의 데이터 수탈을 다룬다. 데이터 수탈은 과거와 달리 국경을 쉽게 넘나들고 정보의 착취 수준 또한 심각하다. 문제는 수탈을 당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이 심각성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눈 앞에서 코 베이는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데이터 수탈은 과거 국가 주도의 수탈에서 벗어나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벌어지며, 이에 국가들이 결탁하는 형태를 갖는다. 특히 과거의 지역적, 물리적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지구 전체에서 엄청난 규모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누구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렇게 데이터 수탈은 또 다른 식민주의를 형성하고, 세계의 자원을 재편하고 있다.


과거에 식민주의는 개척(explore), 확장(expand), 착취(exploit), 말살(exterminate)이라는 4가지 도구를 통해 식민지를 통치했다. 그렇게 1492년부터 20세기 중반까지 4X모델을 통해 효과적인 통치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화된 삶이라는 가상의 영토를 통해 전세계를 통치하고 있다.


1945년에는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식민 통치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페이스북 계정을 보유하고 있고, 거의 대부분이 검색 엔진을 매일 사용하고 있다. 식민통치처럼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메타의 영향력은 미얀마 등에서 일어난 집단 학살 현장의 거짓 정보와 증오를 확산하는 역할을 했다.


오늘날 빅테크 기업들의 상황과 영향력은 과거 역사적 식민주의와 소름끼칠 정도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다를 수 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데이터 식민주의라 부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강력한 문명의 전파와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착취 등의 과정도 유사하다.


한국에 진출하는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당근을 제시하지만 결국 다른 경쟁업체들을 말살시키고 결국에는 그 나라의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한다. 과거 식민주의가 선진 문명을 전파했지만 결국 늘 피해를 끼쳤던 것과 너무 유사하다.


우리는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오늘도 무심코 '동의합니다'를 클릭한다. 이렇게 온라인에 접속하면서 기록되는 흔적인 '데이터 잔해'는 기업들에 무상으로 양도된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의 양도는 우리 모두가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오늘날 데이터를 장악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행태가 과거 식민주의 행태와 너무나 유사함에 놀랐다. 과거는 수탈을 당하고 있는 증거가 명백했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수탈은 그렇지 않다는 데에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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