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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바라볼 것인가 - 천재들을 이끈 오펜하이머 리더십
박종규 지음 / 터닝페이지 / 2024년 5월
평점 :

오펜하이머가 핵폭탄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핵폭탄을 만든 후의 선택과 고뇌를 그린 영화 <오펜하이머>가 전세계에서 약 5,00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영화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모순과 인정으로 가득한 누구보다 지극히 평범한 오펜하이머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핵폭탄을 개발한 천재 오펜하이머는 다른 천재들을 훌륭하게 이끈 한 사람의 리더였다. 하지만 필자는 오펜하이머가 역사가 기억하는 것처럼 다른 천재들이나 전형적인 위인과는 다른 모순으로 가득찬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이를 '인간적이다' 또는 '입체적이다'라고 평가한다.
필자는 오펜하이머를 리더십의 관점에서 평가하면서 주요 키워드로 '모순'과 '인정'을 전제로 내세운다. 오펜하이머는 천재적이고 이성적인 물리학자였지만 또한 시기심과 분노에 지도교수를 해치려고 한 모순적인 사람이었다. 본래 예민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리더로서는 외향적이고 대담하게 행동하기도 했다. 천재이기에 앞서 모순적인 모습을 지닌 평범한 사람이란 점을 강조한다.
필자가 강조하는 '모순성'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이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자신의 감정, 믿음, 욕망 안에서 일어나는 서로 모순되는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당연히 오펜하이머도 서로 모순되는 행동을 보였다. 핵폭탄을 개발하기 전과 후에 서로 정반대의 입장을 취한 것이 그가 보인 모순의 핵심이다.
필자는 오펜하이머의 모순 가득한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 핵폭탄을 개발할 때와 그 후의 달라진 믿음. 그는 다른 사람을 결코 원망하지 않았다. 과거에 자신이 만든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고 모순된 인간이라는 대중의 비판과 미움을 감수하며, 현재의 자신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인간은 누구나 모순성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그것이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의 모순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순을 인정하는 이들은 그 균열을 메우는 노력을 하거나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모순을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자신의 모순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현실을 회피하기 때문에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순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겪어내야만 한다. 자신의 내면과 삶 속에서 일어난 실수와 오판에 대해 후회하고 그 이유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인간으로서 리더의 길을 가고 있는 리더들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필자의 배려가 감사할 따름이다.
*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