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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하고 괴이한 세계 풍속사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4년 4월
평점 :

보는만큼 믿고, 믿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상상하는 능력은 대단한 것들을 창조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없애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유교적 문화에 젖어 있는 나의 편견과 고정관념의 벽을 조금은 허물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풍속은 도덕과 다르다. 도덕적인 관점에서 풍속을 바라보고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필자에 따르면 풍속은 어떤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민족, 종족, 국가 등 동질성과 정체성을 지닌 집단의 독특하고 특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집단에게는 이질적일 수 있지만, 동질성을 지닌 집단에서는 보편화된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다.
따라서 동질적 문화 집단에서 전해지는 풍속을 이질적인 입장에서 옳고 그름을 평가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도덕에 앞서 이들이 살아온 사회의 환경과 삶의 생존 방식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상식이나 상상을 뛰어넘는 행동일 수도 있고, 보편적인 도덕관념으로는 절대 이해하기 힘든 풍속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내려놓고, 그런 풍속이 생길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어떤 문화, 어떤 종족에 대한 편견을 잠시 접고, 생존에 적응하려는 각 민족들이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꽉막힌 고정관념과 우리만의 도덕관념을 접고 열린 마음으로 세계에 존재하는 특이한 풍속들을 읽으면서 사고의 틀이 확장되기를 기원한다. 특히 성(性) 문화와 관혼상제에 관한 풍속이 많다.
첫 장부터 강렬하다. 아마존 야노마미족은 폭력성이 강한 종족으로 남성의 폭력은 여성을 사랑하는 잣대로 여겨진다고 한다. 야노마미족의 폭력성은 널리 알려져 있고, 척박한 환경으로부터 오는 먹거리 부족 등에 기인한다고 본다. 먹거리를 위해서 남자들은 항상 전투 태세를 유지하고 남성 우월 사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폭력성이 강한 남자가 우대 받으며, 여러 명의 여자를 차지하고 여러 명의 아이를 낳는다고 한다. 남자에게 가혹하게 폭행 당할수록 남자가 자기를 더 철저하게 보호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한다고 여겨 행복해하고 기뻐한다고 한다. 남성 우월 주의 사회이고, 여자는 남자에게 무조건 맹종한다.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문화이다. 하지만 야노마미족의 입장에서 보면 먹거리를 위해 싸워야 하고, 싸움에서 항상 이겨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폭력성을 유지했어야 했을 것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부족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고 적응이었으리라.
어찌보면 가슴 아픈 문화이고 습성이지만 그들의 먹거리를 해결해 준다면 타협점이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폭행을 당하는 여성들이 아픈 것도 좋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문화이고 관습이다보니 감내하는 것이리라.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또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다만 인류애적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여지를 남겨본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