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무라카미 미쓰루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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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에서 종종 맥주는 마시는 편이다. 아직까지는 편하게 마시는 주종이 맥주인지라 맥주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 발간되어 읽어보고 싶어졌다. 애주가는 아니지만 가장 좋아하는 맥주를 즐기면서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하다.


책 제목처럼 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 14가지를 다룬다. 엄밀히 말하면 세계사를 바꿨다기보다는 세계사에서 맥주가 중요하게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 보는게 맞을 것 같다. 맥주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와 빚어내는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로울지 기대를 하면서 읽었다.


독일 뮌헨은 세계 3대 맥주 축제 중 하나인 '옥토버페스트'가 열릴 정도로 유명한 도시이다. 그런데 불과 400년 전만 해도 뮌헨은 맥주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고 한다. 오늘날 축제의 규모나 명성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원래는 프랑크 왕국의 지배하에서 유럽의 와인 명산지 중 한 곳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1618년에서 1648년까지 정확하게 30년 동안 벌어진 30년 전쟁이 판도를 바꿔 놓았다. 오랜동안 벌어진 대규모의 전쟁으로 인해 독일 전역이 초토화 되었고, 남부의 아름다운 포도밭들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더 이상 와인 양조가 불가능하게 되어 양조 산업이 맥주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맥주가 세계사를 바꿨다기보다는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이 한 지역을 와인 명산지에서 맥주의 본 고장으로 바꾼 것이다. 독일 '옥토버페스트'는 다양한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다. 죽기 전에 반드시 이 책을 들고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맥주가 마치 권력의 상징처럼 이용된 경우도 있다. 바이엔슈테판 수도원은 약 9세기부터 맥주를 양조하기 시작했다. 이 수도원은 유럽 최초로 맥주 양조에 홉을 첨가하기 시작한 양조장 중 한 곳이다. 당시 영주는 바이엔슈테판 수도원에 맥주 양조권은 물론이고 판매권까지 부여했다.


수도원 양조장에 부여된 맥주 양조권은 일반 양조업자에게 부여된 권리와는 많이 달랐다. 한마디로 온갖 권리가 모두 포함된 만능 증서였다고 한다.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원료와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맥주 양조 금지령을 내려지더라도 조치와 상관없이 맥주 양조를 계속할 수 있는 막강한 권리였다. 하지만 이런 특권은 당시 교회와 수도원의 부패와 타락으로 연결되어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맥주와 관련된 14가지를 읽으면서 세계사도 폭넓게 이해가 되고 사건들의 기폭제가 된 맥주의 역할이 흥미롭다. 때로는 맥주로 인해 세계사의 장면들이 바뀌고, 때로는 세계사의 흐름 속에 맥주의 이야기가 달라진다.


교양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그리고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맥주 관련 지식을 풍성하게 하는 차원에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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