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그 말이에요 -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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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이 책을 읽고보니 타고난 이야기꾼이기 때문에 말도 잘하지만 글도 잘 쓴다. 그의 사소한 일상을 타고난 글재주로 풀어내니 읽는 재미가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사소한 일상 속에서 깨달음을 얻고 행복의 한 줄기를 찾아간다. 심지어는 강아지를 통해 아빠의 마음도 느껴본다.


나는 김제동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이었다. 그냥 편견없이 그의 입담이 좋았고, 그의 생각이 좋았다. 정치인들의 다양한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라는 말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는다.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살아갈 뿐이다. 이 시대의 재주꾼이 썩혀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필자의 일상 중에 유기견을 맡아 키우게 된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수의사의 꼬임(?)에 넘어가 맡게 되었는데, 현관에서 필자 앞에 딱 엎드리는데 드는 생각이 있었단다. '이제 내 인생은 없다!'




개를 키우면서 아이를 낳은 적도 없는 필자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탄이 아빠'라는 소리를 듣는다. 필자는 탄이 아빠가 아니라 탄이 형이라고 말해보지만 소용 없다. 아마도 그렇게라도 아빠의 소원을 풀어가는가보다. 아이의 이유식도 만들어보지 않았을 테지만 탄이의 사료에 북어채를 섞어주는 정성을 들인다.


탄이를 키우기 전에는 개똥을 너무도 싫어했다는 필자는 탄이를 키우면서부터 탄이의 똥이 더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탄이를 통해 필자의 어머니를 본다고 한다. 필자의 어머니도 가졌을 그런 마음을 말이다. 사람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어른이 된다고 하는데 필자는 개를 키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유명인이라 그런지 그의 일상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낯설다. 지면 곳곳에 TV에서나 볼수 있을법한 인물들이 출연한다.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들, 쌓여가는 추억들이 부러울 뿐이다. 굳이 유명하지 않더라도 이웃 간에 쌓아가는 정이 그립다. 멀리서라도 찾아올 수 있는 벗이 그립다. 그의 에세이는 사람의 정을 그립게 한다.


유명인으로서의 필자가 아닌, 자연인으로서 일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에 감사함을 느낀다. 사소한 일상을 이렇게까지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을까? 누구나에게 주어진 일상에 이런 의미를 둘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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