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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 쇼펜하우어의 인간관계 철학
강산 지음 / 알토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쇼펜하우어는 대표적인 염세주의적 철학자다.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보다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비춘다. 인간에 대해서는 성선설보다는 성악설을 믿는다. 세상은 이기적인 사람들로 가득찬, 악의 세계라고 말한다. 그래서 쇼펜하우어의 인생 철학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세상은 믿고 싶은데로 믿는 법이다. 긍정과 부정의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할 때다.
필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인간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 버려져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겪은 처절한 성장과정, 그리고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은 인간관계는 그야말로 지옥의 연속이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인간관계로 인해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고통을 받을 때, 기적같이 쇼펜하우어를 만나 인생의 위안을 얻는다.
특히 쇼펜하우어가 '인생은 괴로움이다'라고 말한 것에 깊은 공감을 느끼고, 더 이상 괴로움을 이겨내려고 하지 않게 되었다. 행복하기 위해 기를 쓰고 버티던 인생을 더 이상 집착하지 않게 되었고, 원래 세상은 악으로 가득차 있다는 그의 말이 필자를 다독여 주었다.
인간은 원래 불완전한 것이며 인생을 사는 것 자체가 괴로운 것이라는 말은 40년의 인생을 새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어느 직장이나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상사들이 존재하고,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생각과 말이 당연한 진리라고 생각하면서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
세상은 살만하고 행복하게 누릴 것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인간은 극단적으로 이기적이며 불완전하다. 인간관계 때문에 고통받고 고민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이 된다. SNS를 보면 나만 현실적인 고통에 허덕이는 것 같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들 괴롭다.
사는 게 고달프고, 인간 관계가 점점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쇼펜하우어가 들려주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공감을 얻어보자.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이 사회이거늘 인간에 질려 산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짐승보다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말로 죽일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필자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통해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남들은 자신들을 챙기느라 나에게 관심을 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아닌 남의 기준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쇼펜하우어는 내면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삶의 무게 중심을 자기 밖에 두지 말고 자기 안으로 옮기는 것이 괴로움을 줄이는 길이다. 세상에 믿을 것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오직 나만 믿으면 된다.
고통을 생각할수록 더 고통으로 빠져든다. 행복하고 싶으면 먼저 쾌활함을 잡아야 한다. 쾌활함을 잡으면 즐거움을 찾고 이는 곧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통을 없애는 것이 행복이 아니고, 고통 속에서 찾아가는 행복이 아름답다. 결국 행복도 내 안에서 찾는 것이며 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쇼펜하우어의 지혜를 통해 인생의 괴로움을 이해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겠다. 남들은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 본다고 하겠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세상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지. 세상은 항상 양면이 있듯,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