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 간신학 간신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간신'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3권의 책을 시리즈로 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필자는 약 30년 동안 사마천을 포함하여 중국 역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중국 역사 전문가이다. 한 분야를 30년 동안 연구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세계 어느 국가의 역사보다 오래되고 방대한 기록을 남긴 중국 역사를 통해 인간의 단면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필자는 간신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우리 주변에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가족은 물론이고 나라도 팔아먹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간신이다. 국가 지도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온갖 나쁜 일들을 일삼는 무리가 간신들이다. 간신에 대한 이론편, 인물편에 이어 이번에는 간신들의 수법을 다룬 간신의 수법편이다. 그들의 습성과 수법을 배운다면 우리 주위의 간신들을 조금은 구별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사기도 똑똑한 사람이 친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간신의 수법은 사악하고 치밀하다. 따라서 철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파악조차 힘들 수 있다. 간신들의 수법은 악랄하고 끈질기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는 원수는 물론이고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존재이다.


필자는 간신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들을 위주로 소개한다. 여기에 더불어 간신이 아니라도 간신의 수법과 비슷하거나 악용될 수 있는 방법을 포괄적으로 안내한다. 필자는 이런 수법들을 잘 이해하고 분석해서 아는 것을 넘어, 역이용하거나 재활용하는 묘안까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간신들의 악랄한 행위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필자는 간신이 구사하는 수법을 '간신모략'으로 칭한다. 명성을 쌓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무너 뜨리는 데는 몇 초도 걸리지 않는 것처럼 한 나라를 흥하게 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망치는 데는 간신 하나면 충분하다. 간신은 그만큼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는 치명적인 악의 존재이다.


과거 역사를 보면 간신은 어느 나라에나 있었고, 지금도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그래서 필자는 간신을 하나의 역사현상으로 보아 '간신현상'이라고 규정한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너무나 명쾌한 설명이다. 간신현상이라 규정하고 중국 역사상 유명한 간신들이 벌이는 간사모략을 항목별로 나누어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간신들의 수법을 읽으면서 현대의 사람들이 오버랩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것이다.


이 책은 필요한 부분만 펼쳐서 읽어도 좋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신들의 수법도 선한 사람들이 사용하면 좋은 것들도 많다. 특히 사은소혜(私恩小惠)라는 수법이 눈에 띈다. 한나라의 문제가 국군이 되기 위해 사용한 대표적인 수법으로 필자는 이를 모범 사례로 꼽는다.


사은소혜는 사사롭고 소소한 은혜를 크게 베푸는 것을 말한다. 좋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백성들이 편안해지는 법이다. 하지만 간신들이 사용하면 사소한 은혜를 엄청난 특혜로 과대포장하곤 한다. 즉 요란을 떨어 상대방의 마음을 홀리는 것이다. 결국 사은소혜의 의도가 무엇인지가 간신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중국의 방대한 역사 속 인물 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재미 있다. 특히 그들이 어떤 수법으로 황제의 눈과 귀를 가리고, 백성을 속였는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일단 1독을 하고, 시간이 나는대로 원하는 부분을 펼쳐보면 인문교양의 수준이 한껏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 시대를 혼탁하게 만드는 간신들의 수법을 보면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절감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