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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 -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
앙투안 울루-가르시아.티에리 모제네 지음, 정수민 옮김 / 북스힐 / 2023년 11월
평점 :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거짓말, 지독한 거짓말, 그리고 통계. 보통 거짓말과 지독한 거짓말은 윤리적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통계는 거짓말인지 구별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숫자를 다루는 통계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된다. 특히 오늘날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동일한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한다.
숫자를 활용한 조작의 역사는 수학의 발전과 함께 했다. 많은 수학자들이 정치적인 조작의 역사에 동참했다. 이 책은 수학, 통계학, 역사학, 정치학, 경제학, 소설 등을 넘나든다. 역사적으로 수학을 정치적인 용도에 의해 조작한 흥미로운 사건들을 다룬다. 심지어 대중들은 그들이 거짓된 숫자에 놀아나는 것을 대부분 모른다.
필자는 많은 거짓말 중에서 가장 악의적이고 해롭고 교묘한 거짓말이 바로 수학의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수학의 특성상 거짓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들은 수학적 거짓말을 쉽게 믿는 것 같다.
과거부터 많은 국가의 위정자들은 국민들을 속이기 위해 숫자를 조작해왔다. 심지어는 도덕적 신념에 신경쓰지도 않는 위대한 수학자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말이다.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가 평균인에 대한 것이다. 평균이 집단을 대표할 수 없음을 다 알고 있지만 국가의 많은 데이터들이 평균을 강조한다.
중산층이라는 개념도 평균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스로 부자는 아니지만 가난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중산층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 정책도 중산층의 수준에 맞춰져 있다. 사회는 중산층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구분하고 차별을 가한다. 평균은 이렇게 불평등을 확대하고 차별을 허용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숫자의 거짓말이 소위 '알고리즘'에 적용된다. 특히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동영상 사이트는 개인의 성향을 한쪽 방향으로 몰아간다. 자주 보는 동영상의 유형을 분석하고 관련 영상을 계속 추천하면서 통계적 편향과 수치 조작을 우리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실로 무서운 현상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세뇌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체로는 객관적인 숫자가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철저하게 왜곡되고 있다. 심지어 국민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치 체제 유지를 위해 사용되고, 국민들에게 부당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논리로 사용된다. 국민은 왜 당하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정당성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확률이라는 이름으로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이 되어가고, 무고한 사람들이 유죄의 누명을 쓰는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짚어볼만한 10가지 사건을 통해 숫자는 어떻게 권력자들의 무기가 되어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켰는지 살펴보자.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