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아빠란다 3 - 우리 진상과의 대화 이것이 아빠란다 3
신형범 지음 / 좋은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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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이 지나가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으로 가득찬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죽는다면 내가 이 세상에 살았었다는 흔적을 남기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진다. 유명인들처럼 세상에 이름을 남기기보다는 내가 살아서 사회에 가치를 남기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삶을 더 신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거듭 하게 된다.


필자는 자신의 삶을 서사와 일기의 형식을 빌려 3권에 담았다. 딸들에게 담담하게 들려주는 형식과 더불어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선배로서의 메시지도 전한다. 에세이 형식이라 때로는 일기처럼, 때로는 소설처럼 읽힌다. 필자는 자신의 인생을 3부분으로 나누어서 각각의 책에 담았다.




1권에는 과거의 연인인 '지영'과 그녀의 어머니, 그리고 필자의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떠나 보낸 고통을 다룬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기록을 시간순으로 풀어 낸다. 지영과의 첫만남부터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까지 애틋함이 녹아난다. 한 편의 연애소설같은 느낌도 나지만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한층 성장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필자의 인생 초반을 관통하는 사랑하는 연인과 그녀의 어머니 죽음이 필자의 인생을 뒤바꿔놓은 것은 사실인 듯 하다. 필자의 삶에서 연인 '지영'이 차지하는 비중의 강도를 느낄 수 있고, 현실 속에서 이런 사랑이 어떻게 가능할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슬픈 사랑으로 끝났지만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사랑 이야기는 독자를 설레게도 하고 가슴 아프게도 한다.




2권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낸 이후 필자의 사업 이야기를 다룬다. 어머니로부터 받은 단 돈 1,000원으로 사업을 펼쳐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약간의 픽션적인 요소를 가미했겠지만 읽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특히 필자의 독특한 사업 아이디어와 함께 계획을 세워 실행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사업을 하면서 겪은 다양한 난관과 고초들도 잘 묘사되어 있다. 특히 과거 시대의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과 사업을 방해하는 악인들에 대한 묘사는 마치 영화나 소설에서만 가능할 것 같은 이야기다.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이 심상치 않다. 사랑의 상실을 딛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구어 가는 과정에서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3권은 2011년 예기치 않은 뇌경색으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어떤 난관도 이겨내고 슬픔도 참아냈던 필자에게 병으로 누워 있어야만 하는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 딸들과 나눈 대화를 1부에서 마치 일기처럼 나열한다. 나름 독하게 살아온 삶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애정어린 시선으로 딸들을 바라보는 필자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부정(父情)을 느낀다.


딸들과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차원을 넘어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인생 선배로 잊지 않고 응원을 전한다. 어느 때보다도 더 힘든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 세대에게 한 때 인생 풍파를 잔뜩 겪은 인생 선배가 하는 응원과 조언이 나쁘게 들리지 않는다.


100년 정도 되는 삶을 살아가면서 내 인생을 자서전으로 남길 수 없다면 얼마나 서러울까? 필자는 어떤 측면에서보면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든 일 모두 겪었지만 그로 인해 더 성장하고 이렇게 3권의 자서전을 남겼지 않았는가? 나도 지금부터 자서전에 남길 사건들을 찾아 도전해 보는 2024년을 만들어 보아야 하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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