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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평점 :

인간이 집단에 속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기본적인 욕구 외에 가장 강력한 욕구라고 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다양한 집단을 만들어 내고, 집단에 소속되기를 원한다. 또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집단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집단에 속해 있는 개인을 보면 개인의 의견이 진짜 자신의 의견인지, 집단의 의견인지 불분명할 때가 있다.
사람들은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자기 의견을 낼 때도 집단의 눈치를 본다. 집단의 힘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해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물론이고 우리의 목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개인 심리와 집단 심리를 구분해서 공부하는 것은 매우 유용해 보인다.
집단의 힘을 가진 다수가 세상을 지배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은 소수로부터 나온다. 예전에 EBS에서 한 실험이 있다. 횡단보도에 서서 하늘을 가르키며 서 있는 실험이다. 한 사람이 가리키면 별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세 명 이상이 가리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손가락을 쳐다본다. 이것이 집단의 힘을 나타내는 좋은 실례이다.
나는 종종 집단의 힘을 느낀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지식도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하면 의심을 하게 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분명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데 집단의 의견대로 움직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그 지식이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 않을 때 더 심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집단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집단적 사고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종종 소수로부터 나온다. 소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다수의 의견을 듣기 전에 말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소수의 의견은 자신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집단의 힘은 종종 팀워크로 표현된다. 똑똑한 팀원들이 모였다고 해서 그 팀이 항상 잘하는 것은 아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프로농구 선수들로 이루어진 미국팀이 푸에르토리코 팀에 졌다. 최강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된 강팀이 약팀에 처참하게 무너진 것이다. 팀에는 개별의 힘보다 강한 팀워크가 있어야 한다.
필자는 집단의 성공을 위해서는 토론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집단 토론의 이점은 의견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다 아는 '공통 정보'에 집착한 나머지 다양한 정보를 놓치기도 한다. 형사들이 유력한 용의자 대신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면접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이 더 적합한 후보를 제외하고 부적합한 후보를 뽑는 일이 발생한다.
집단 토론이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비공통 정보도 들을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한 번 거론된 정보는 가급적 다시 논하지 않으며, 토론의 목적이 의견일치가 아닌 새로운 정보 탐색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특정 집단에 속해있는 개인의 의견이 과연 진정 개인의 의견일까? 개인은 집단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수 있을까? 개인주의가 강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정말 집단의 힘을 무시하고 살 수 있을까? 특히 MZ세대 이후로 공감, 소통이 부족한 시대에 집단의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