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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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양자물리학책을 읽을 줄이야!~


나는 자연과학과 수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철저한 문과학생이었다. 물론 지금도 내 성향은 철저한 문과지향이다. 이런 내가 물리학책을 읽을 줄이야. 그것도 어렵다는 양자물리학을...


사실 내가 양자물리학을 접한 것은 자기계발서를 통해서였다. 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자기계발의 한 분류를 통해 양자물리학이 자기계발서와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전공자들을 위한 책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찾다 이 책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찾게 되었다.


1925년 하이젠베르크가 영감을 얻으면서 시작된 양자론은 스마트폰과 원자력 발전소를 가능하게 하였다. 그 이후 아인슈타인, 파인만이 양자론을 연구했지만 그들은 아무도 양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양자론에 기초한 다양한 현대기술이 탄생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양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다니 아이러니하다.


이 책의 저자인 카를로 로벨리는 양자론을 관계론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우리 주위의 물질, 대상들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세계는 상호작용하는 것들의 거대한 네트워크라고 말한다. 우리 주위에 있는 실체들은 그대로가 아니라 끊임없이 상호작용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인데, 눈에 보이지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사물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으며, 오로지 다른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존재한다. 따라서 상호작용하는 존재가 달라지면 속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늘은 그 자체로 색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나의 눈에 대해서만 색깔을 갖는 것이다. 하늘에 있는 것들의 색깔도 결국은 내가 있기 때문에 의미를 갖는 것이다.


필자의 관계론 관점에서 해석하는 양자론은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세상의 사물들에 대한 정의로 인해 난감하다. 사물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물리학은 정밀하고 근거가 있는 학문인데, 눈이 보이지 않는 양자에 관해서는 철학적인 학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양자론은 개념적으로 철학과 가깝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책을 옮긴이와 감수자가 철학 전문가인 것을 보면 더욱 더 확신이 든다. 양자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양자의 세계를 다루는 학문이다. 그리고 필자에 의하면 사물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고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는 철학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듯 하다.


제일 난해한 물리학의 한 분야인 양자론을 쉽게 풀이한 책이라 읽어볼만하다. 하지만 양자론의 깊이 있는 학문적 지식은 범접할 수 없다. 다만 양자론의 이슈들과 개념들은 그나마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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