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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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과 정신 의학 전문가들은 대단한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행위 자체가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얼마나 정확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확인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려야 할까?


정신 병동은 우리나라에서도 한참 이슈였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정신적 문제가 없는 사람도 어떤 권력에 의해 정신 병동에 강제로 수감되는 경우가 많았다. 외부적 권력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진단으로 정상인이 정신 병원에 수감되기도 했다. 때로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필자는 촉망받는 기자였던 24살의 나이에 정신질환 오진을 경험한다. 자가면역 뇌염을 앓고 있는 그에게 의사들은 조현병 진단을 내렸다. 정신병원 강제 수감되기 직전에 한 의사의 끈질긴 노력으로 정확한 병명을 밝혀내고 사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기회로 오진의 희생자를 탐구하는데 전념한다. 그러던 중 한 무리의 가짜 환자를 정신질환자로 위장해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정신의학을 송두리째 흔든 '로젠한 실험'을 알게 된다.


우리의 마음으로 인해 생기는 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신 의학자들은 정신질환의 원인을 뇌와 같은 생물학적 원인에서 찾으려고 노력했다. 반면 프로이트는 무의식 이론을 통해 마음을 분석하고 원인을 찾으려 했다. 역사적으로 정신 이상의 원인은 악령에서 시작하여 뇌를 거쳐 무의식에서 찾으려 했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은 없었다.


데이비드 로젠한 교수는 '온전한 정신과 정신 이상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당시 정신의학자들이 주장하고 합의한 '정신'의 개념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만한 증거는 없고 단지 관찰자의 눈에만 보이는 문제를 밝혀낸 것이다.




실제로 로젠한 실험 또한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그의 주장에 대중들이 열광했다. 그의 교수라는 직위와 <사이언스> 학술지의 권위가 이를 뒷받침했다.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문제의 가능성이 상존한 정신 의학의 위험성을 제대로 드러낸 실험으로 기록되고 있다.


필자 스스로 온전한 정신을 가진 상태에서 오진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수감될 위기에 처했었다. 이는 필자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의사의 오진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일어날 수 있다. 또는 상속 문제, 정치적 문제에 엮여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정신의학 분야에 관심이 없었지만 로젠한 실험은 중요한 실험으로 보인다. 많은 한계점과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정신 의학이 가지는 많은 문제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임에는 틀림 없다. 평소 정신 의학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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