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듣기의 힘 - 말 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듣기 수업
아가와 사와코 지음, 신찬 옮김 / 지니의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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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늘 부러웠다. 어떻게 해야 그들처럼 말을 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해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20년간 1,000여 명의 유명 인사를 인터뷰하며 결론을 내렸다. 잘 들어주는 것이 잘 말하는 방법의 으뜸 비결이라는 것을 말이다.


일본의 국민 아나운서로 불리는 필자는 본인 스스로 대화에 서툰 사람이었다. 유명 인사를 인터뷰하면서 말하기가 듣기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고 스스로 변해가는 과정이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듣기만 잘해서는 안 된다. 잘 듣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는 경청의 기술이 필요하다.


듣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기술이다. 하지만 동일한 이야기를 듣고도 서로 다른 내용을 기억하는 것을 보면 듣기에도 기술이 필요한게 틀림없다. 강의 듣기, 이야기 듣기, 자랑 듣기, 하소연 듣기, 불평 듣기, 흘려듣기, 열심히 듣기 등 듣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듣는 기술을 말하기를 잘하는데 활용하기 위한 비법을 들어보자. 사람들은 누구나 남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 책을 읽으면서 평소 나의 듣기 습관을 생각해 보았다. 입사 면접 때 나는 특기를 '다른 사람 이야기 잘 들어주기'라고 적었다. 그 때는 내가 그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은 내가 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잘 듣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야기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질문거리가 생긴다. 중간에 질문을 던지면 말하는 사람과의 소통이 더 잘 이루어진다. 성의 없는 반응이나 상투적인 대답은 오히려 대화뿐 아니라 인간 관계도 망칠 수 있다. 상대의 마음을 잘 읽어서 때로는 아는 것도 궁금한 척 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필자가 제안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기술은 '맞장구'이다. 그저 귀담아 들으면서 상황에 맞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대답을 하면 그만이다. 상대방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치면서 이야기를 더 꺼내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임상 심리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조언을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오히려 스스로 말을 하면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조언일지도 모른다. 조언을 들은 사람은 잘 되면 감사해 하지만, 잘못 되면 모든 것을 조언자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을 여는 가장 훌륭한 열쇠는 조언이 아니라 묵묵히 들어주는 것이다. 묵묵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유도하면서 들으려면 맞장구와 경청의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영어는 긍정과 부정의 의도가 문장 앞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우리말은 긍정과 부정의 의도가 문장 끝에서 결정된다.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결정을 유보할 수 있는 언어인 것이다. 영어보다 한국어가 상대방과의 소통, 맞장구가 중요한 언어인 것이다. 필자는 앵무새 기법을 소개한다. 중요한 부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것이다. "사실 저는 겁쟁이에요"라고 말하면 "겁쟁이라구요?"라는 식으로 질문 맞장구를 치는 것이다.


듣기를 잘 하는 것이 말하기를 잘하는 비결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잘 듣는 행위에는 잘 듣기 위한 기술들이 필요하다. 듣는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따라 말하는 사람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잘 듣는 것이 잘 말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고 쉽게 풀어주는 책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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