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한옥 - 도심 속에서 다른 삶을 짓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어느 나라나 자기 만의 고유 건축 양식이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통 양식들은 사라지지만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전통 가옥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한옥은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되고 현대와 공존하는 측면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한옥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 한옥에 살았던 기억을 떠올리면 집과 자연의 조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집의 구조들이 편리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 실린 24채의 서로 다른 한옥을 보면 새삼 한옥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재해석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24채의 한옥을 소개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를 더해가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필자는 이를 '시간의 촉감'이라 표현한다. 아파트가 내부 생활을 지향하면서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소통의 기능을 더해보지만 한옥에 비하면 외부 활동의 제한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한옥은 소통은 물론이고 외부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지향한다.
필자가 한옥의 가치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을 통해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벽이나 창을 설치하여 내부공간을 만들 수 있고, 또는 대청 마루와 같이 벽을 없애 내부와 외부가 교차하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공간의 유연성과 가변성이다. 이것이 한옥의 가치가 시대를 거치면서 더 빛나는 것이라 말한다.
한옥은 목조 구조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잘 보여주는 갤러리, 카페, 전통 한정식집 등 상업적인 공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별다른 장식 없이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구축하고, 용도에 따라 합치고 분리하며 유연하게 변형시킬 수 있어서일 것이다.
책에 나오는 한옥들은 모두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에 첨단 기술을 담았다. 한옥의 강점인 서까래와 기둥들은 잘 살리고, 단점 단열과 방음 부분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였다. 내부 인테리어와 소품들은 전통보다는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한옥과 잘 어울리도록 배치한다.
할머니가 살던 80년 넘은 집을 손주 내외가 고쳐 사는 한옥이 인상 깊다. 특히 손자 내외의 자녀가 한옥문을 빼꼼히 내다보는 그림은 한옥이 가지는 가족 사랑의 가치를 잘 드러낸 듯 하다. 작은 마당이 내다보이는 한옥의 중심에 거실을 배치하여 흐린 날에도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는 전형적인 한옥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집 주인은 어렸을 때 할머니 집에서 살던 기억을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집의 대들보와 주요 기둥들은 최대한 살려서 어린 시절 건축주가 간직하던 할머니와의 기억을 딸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또한 어렸을 때 놀았던 다락방도 살려서 딸의 놀이터로 재탄생 시켰다.
한옥의 대들보와 주요 기둥을 살리고 더불어 거기에 들어 있는 과거의 기억들을 살리는 작업을 한다. 다만 한옥은 방음과 단열이 문제인지라 현대적인 인테리어 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책에 소개된 한옥들은 개인들이 직접 살고 있는 곳이라 책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이런 아쉬움을 생각했는지 한옥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 호텔을 마지막 장에 소개한다. 한옥호텔의 건축에 대해 소개하고, 스테이에 따른 팁을 제공한다.
건축과 관련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한옥을 짓고 살고 싶다는 소망에 책을 읽어보고 소장하려 한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