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 로또부터 진화까지, 우연한 일들의 법칙
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10월
평점 :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다. 매일 어느 누구도 똑같은 삶을 살지 않는다. 우리 자신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환경이 매일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내 기준에서 어제와 다른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제와 다른 삶이 좋은 삶일지도 모른다.
스탠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인 퍼시 다이어코니스는 "정말 특이한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삶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우리 주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우연을 다룬다.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법칙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필자는 우연의 법칙을 말한다.
필자는 우리의 삶은 우연의 연속이라는 전제를 깐다. 즉 거의 0인 것과 정확하게 0인 것은 다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이 있고, 나비효과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 주위에는 온통 우연으로 가득차 있다. 이런 우연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함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을 설명한다.
현존하는 과학기술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는 현상을 분석하고 법칙이라는 테두리로 묶는 시도를 한다. 보통 사람들이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는 현상들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우연들을 어떻게 우연의 법칙으로 설명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찰이 될 것이다.
우연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복권 아닐까? 인생에 한 번도 당첨되기 힘든 복권에 여러 번 당첨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통계적으로 보면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법칙들을 발견한다.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현상들이 뉴턴의 법칙으로 설명되는 것처럼 말이다.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인간은 우연으로 받아들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신만의 법칙이 있는 건 아닐까?
필자는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다양한 우연적 사건들을 5가지로 범주화해서 설명한다. 필연성의 법칙,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을 통해서 우연으로 치부하던 많은 사건들의 궁금증이 풀린다.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사건을 풀 수 있는 통찰력을 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로또에 100% 당첨되는 법'이라는 소주제가 흥미롭다. 아마 서점에서 처음 펼친 페이지가 이것이라면 누구나 읽어보거나 사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로또에 100%의 확률로 당첨될 수 있을까? 당첨된 확률을 100%로 올리면 되는 것이다. 즉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숫자의 세트를 모두 구입하는 것이다.
다만 당첨될 수는 있으나 현명한 투자인지는 살펴보아야 한다. 필자가 강조하는 함정은 바로 1등 당첨자가 여러 명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로또 당첨자의 현황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중복 당첨자가 나오면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들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5가지 잣대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공하는 점에서 세상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 우연으로 여기고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서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