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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할 땐 뇌과학 - 불안하고 걱정하고 예민한 나를 위한 최적의 뇌과학 처방전 ㅣ 쓸모 많은 뇌과학
캐서린 피트먼.엘리자베스 칼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평점 :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강도와 빈도에 따라 사람의 인생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나는 불안한 감정이 지극히 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나의 고정관념(?)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불안한 감정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알려주는 책이다.
불안을 느낄 때 우리는 너무나 싶게 다른 생각을 하라고 하거나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비과학적인 말로 위로는 한다. 즉 우리의 의지를 통해 통제할 수 있다는 조언 투성이다. 하지만 필자는 불안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를 통해 느끼는 안전감의 문제라고 말한다.
필자에 의하면 인간이 불안을 감지하는 통로는 2가지다. 하나는 예측하고 판단하고 대응하는 피질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상황을 직면할지 피할지 자동으로 감지하여 스스로 자율신경계를 작동시키는 편도이다. 필자는 두 가지 경로의 불안 반응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의 불안이 걱정이 많아서 불안한 것인지, 아니면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서 불안한 것인지는 원인도 다르지만 대응 방안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편도를 통한 자율신경계를 진정시키는 것에 집중한다. 보통 자율신경계는 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안 유발요인인 트리거를 찾아내는 것에 집중한다.
즉 사람의 편도가 활성화된 상황에서는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편도의 흥분이 사라지도록 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처럼 작은 일에도 쉽게 불안해지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또한 뜬금없이 불안해지거나 한 번 불안해지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왜 이유도 없이 불안한지 필자의 의견을 들어보자. 그리고 불안을 느끼게 하는 2가지 통로인 편도체와 피질이 어떻게 불안을 만들어내는지 알아본다.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개인의 불안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체크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불안 반응의 생리적 원천은 편도체라고 한다. 이는 종종 피질 기반의 사고과정을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편도체를 자극하는 생각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피질도 불안을 불러 일으킨다.
으르렁거리는 개를 보고 불안을 느끼고 숨이 가빠진다면 그것은 편도체에 기인한 불안이다. 하지만 중요한 결과를 기다리면서 초조하게 서성거린다면 그것은 피질에서 시작된 불안이다. 따라서 불안을 만들어내는 통로에 따라 대응방식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먼저 불안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지 알아야 한다.
편도체에서 시작된 불안은 논리와 추리작용 등에 기반한 조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피질에서 시작된 불안은 생각과 이미지를 변화시켜 편도체에 가하는 자극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필자가 제시하는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통해 개인 각각의 불안 기반을 파악할 수 있다.
불안을 그냥 숨기거나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감정으로만 치부한 것이 후회된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다면 두 가지 경로를 분석해서 불안의 원인을 찾아 대응하면 좀더 수월했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반복 학습을 통해 스스로의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좋을 듯 하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