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평점 :


프랑스 법관이었던 몽테뉴는 은퇴 이후의 인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 위해 에세(essai)라는 독특한 문학 형식으로 <수상록>을 펴냈다. 수상록은 원래 총 3권으로 이루어져 그 양만으로도 1,000페이지가 넘어간다는데 이 책이 200페이지 정도여서 많이 아쉽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들이 있다. 그리고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들이 있다. 이렇게 누구나 겪는 인간의 문제와 인생의 문제에 대해 답을 제시한다. 물론 몽테뉴는 인생의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날 자기계발서처럼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 고찰, 통찰을 담았다.
16세기에 집필한 책으로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아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요즘 붐이 일어난 자기계발서의 초기 버전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의 판단이 바른가,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등 누구나 고민할법한 문제들을 500년 전에 고민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시대가 바뀌고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과 심리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삶의 부침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풀리지 않는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시선이 두려운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책을 펼쳐 5세기 전의 인생의 스승으로부터 조언을 구해도 좋다.
몽테뉴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나눌 뿐이다. 그가 고민한 문제를 동일하고 고민하고 있을 후세를 위해 <수상록>은 좋은 지침이 되는 것 같다. 삶의 문제, 죽음, 고독, 명예, 자아성찰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고민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다만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자신을 성찰하라는 당부를 한다. 그 시대에도 다른 사람과 비교를 통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았으리라. 타인의 시선을 과하게 신경쓰는 것은 시대를 초월하는 인간의 본질임이 틀림없다.
몽테뉴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늙음과 죽음을 받아들이면 삶이 평안해질 것이라 말한다. 늙음과 죽음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젊은 사람들은 절대 고민하지 않는 주제이지만 노인들은 고민한다. 평소에는 우리가 잘 생각하지 않는 주제에 대한 성찰도 많이 있다.
몽테뉴는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갈 것을 조언한다.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고 싶다면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우라고도 한다.
현대인은 선택과 고민의 순간을 오래 가질 여유조차 없다. 해야할 일이 많고 관여된 일들이 많다. 몽테뉴가 대신 고민해주는 문제들에 대해 삶의 인사이트를 얻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문제들, 고민들에 대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1,000페이지가 넘는 원본이면 더 좋겠지만 이 책만으로도 지금 상황을 타개할 훌륭한 대답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