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정원 - 산, 들, 나무, 꽃 위인들이 찾은 지혜의 공간
성종상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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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어렸을 때 마당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아파트 생활을 한지도 20년이 가까이 되어 가지만 편리함 속에 무언가 허전함을 느낀다. 현대적 편리함 속에 사라져 가는 마음의 휴식처가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



집은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의 하나로 그 동안 거주의 기능에 충실하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아마도 한국이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아파트를 짓고, 한국인들이 아파트를 사랑하는 정도가 강해진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을 듯 하다.



경제적인 이유로 주거의 선택이 획일화 되었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개인의 경험과 욕구의 충족을 통해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찾으려는 움직임은 주거 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아파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집을 보는 시각이 단순한 주거 목적에서 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집의 안과 밖을 꾸미는 정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6개의 한국 정원을 포함하여 총 12명의 정원을 소개한다. 정원에 관한 책이지만 정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보다는 정원 속에 담긴 인물들의 삶과 가치관에 집중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이 그들의 이상과 신념을 정원이라는 공간을 통해 어떻게 구현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필자가 최고의 정원으로 생각하는 곳 중에 하나가 바로 다산 정약용의 다산초당이다. 책의 문을 연 것도 다산 정약용 선생이 이상적인 집의 면모를 설명한 글이다. 평소 선비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살아갈 이상적인 거처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집 자체보다는 정원과 주변 환경을 더 강조한다.



즉 인위적인 요소보다는 산, 물, 바위와 같은 자연환경을 더 중시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글로 이는 다산초당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또한 자연에서 친구, 스님, 부인과 자연스럽게 즐기는 삶을 즐기는 곳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다산초당은 강진만이 내려다보이는 만덕산 기슭에 위치한 귤정 윤씨의 산정이었다. 강진으로 귀양을 온 후 윤씨 자녀를 가르치면서 초대받아 11년간 머물면서 연못을 정비하고 정원을 가꾸면서 살았다 한다. 이 한적하고 조용한 산 속에 머물면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후세에 영향을 미칠 대작들을 집대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산의 정원은 과학과 합리가 담겨 있다고 한다. 선비가 살만한 이상적 거처의 면모를 자주 언급하였고, 이상적인 공간은 산수가 아름답고 연못과 갖가지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소박한 풍경이다. 여기에 생활방식과 공부, 교류하는 사람이 포함되는 인문학적 차원의 고려까지 포함되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다산은 이미 풍부한 식물학적 지식은 물론이고 공학적 지식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이는 정원을 만들고 정자를 설계하고 다양한 꽃과 수목을 배치하고 가꾸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국화를 사랑한 다산은 다른 시간대 별로 국화 감상 포인트를 제시할 정도였다고 한다.



외국의 정원들은 대부분 클래식 영화에서 많이 보이는 대저택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물론 한국식 정원들처럼 자연의 요소가 많이 강조되고 건물들은 자연과 어울림을 기본으로 한다.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실내에서 화초를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정원 생활에 대한 동경이 아닐까? 나는 가급적 5년 이내에 아파트를 벗어나 자연을 품은 단독주택에 이런 정원을 만들고 싶다. 정원에서 누리는 자연과의 교감이 그립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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