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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 - 장마리아 그림에세이
장마리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8월
평점 :

우리나라는 유난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사는 것 같다. 나 또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쓰고,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다보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떨 때 행복한지 궁금해졌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찾아보고 싶었다.
나의 내면을 바라보고 나를 다독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돌아보고 마음챙김이 필요한 시대이다. 치열하게 살아오느라 나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그렇다고 치열하게 사는 생활이 끝난 것도 아니다. 치열함 속에서 등한시했던 나를 챙겨보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이 책이다. 화가로서 성공의 가도를 달리던 필자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슬럼프와 눈이 보이지 않는 고통을 겪으면서 그림과 함께 마음의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실패와 시련이 왜 나에게 찾아왔을까하는 불만에 젖어 살고 있을 때 인생 명언을 만난다.
"Stop complaining and do something about it"
불평만 하지 말고 뭐라고 하라는 말이다. 걱정을 계속하면 걱정이 는다는 말이 있다. 불평만 하다보면 불평이 늘어나고, 불평할 일만 생기는 법이다. 이제 불평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을 위해 조그만 시도를 할 차례이다. 실패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성공의 시작점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글로만 표현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그림으로 표현하고 글로 설명하는 에세이다. 내면의 소리가 외치는 길을 따라가면서 그림을 그리고, 그런 감성을 아름답게 글로 표현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보편적으로 확장된다. 때로는 철학적 고민을 담은 글을 분출한다.
내부에서 시작된 관심은 외부를 향하고, 외부에서 시작된 의문은 나 자신을 향한다. 필자의 인간적인 고민을 펼쳐내고, 그때 느낌 감정과 철학적 깨달음을 화폭에 그려낸다. 필자는 그림을 잘 그리는 만큼 글도 담백하게 잘 풀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필자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림이 배워보고 싶어졌다. 내가 그린 그림과 글을 책으로 펴낸다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거나 내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매칭시키는 묘미가 멋져 보인다. 내면의 고민을 이런 식으로 표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로울 뿐이다.
바쁘게, 바쁘게만 살아가고, 살아온 인생이다. 빠르게 살다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다. 나는 고은 선생의 시 '그 꽃'을 좋아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빠르게 살면서 놓치는 것들을 좀 느리게 살다보면 보게된다. 인생의 지혜는 '느리게'에 담겨 있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아직 나이는 40대지만 벌써부터 '느림의 미학'을 깨달았다면 남은 인생을 좀더 풍요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치열한 삶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없다면 때론 치열함의 옆에 잠깐 멈춰서서 돌아보는 것은 어떨지?
창의적인 그림들과 인생의 문제를 고뇌하는 필자의 글들이 아름답게 어울리는 에세이다. 언젠가는 나도 이와 같은 에세이를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