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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 - 기업가정신이 담긴 마케팅이 온다
필립 코틀러 외 지음, 방영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평점 :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만든 경제학자이다. <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를 위해 필립 코틀러를 포함한 4명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힘을 합쳤다.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현재 경제의 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응하는 대안을 제시한다.
마치 대학교 교재같은 느낌이 들지만 보다 현실적인 제안과 사례들로 이해하기는 더 용이한 편이다. 책의 마지막에 소개하는 주석의 방대한 양으로 미루어보아 이 책 한 권에 쏟아놓은 4명의 석학들의 지혜는 감히 그 깊이를 가능하기 힘들다.
코로나19는 인류사에 길이 남을 거대한 사건이다. 그 동안 국가 단위나 일부 지역단위에 영향을 미치는 전염병 유행, 전쟁 등은 있어왔지만 코로나19처럼 전세계를 2년 이상의 기간 동안 묶어놓은 것은 전무후무하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경제, 문화, 정치 등 모든 분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내가 마케팅을 공부한 것이 20년도 전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거의 비슷한 흐름을 따라 마케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것들이 변하면서 고객들의 가치 기준도 변하고, 이에 따라 마케팅도 변화의 요구가 거세졌다. 아마도 이 책은 그런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출간된 것이 아닐까싶다.
코로나19 전에는 시장 세분화, 표적시장 선정, 포시셔닝, 제품과 브랜드 등과 같은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을 사용했다. 필자는 이를 '전문가형 마케팅'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이런 마케팅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이제는 세상 어디서나 통하면서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변화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기업가형 마케팅'으로 표현한다. 쉽게 말해 마케팅이 더 이상 마케팅 부서의 일이 아니라 모든 부서를 통합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가형 마케팅은 기업가와 전문가의 사고방식이 통합된 형태로 마케팅과 기업가정신을 통합한 것이라 보면 된다.
기업가형 마케팅을 가장 잘 설명하는 프레임워크는 '옴니하우스 모델'이다. 옴니는 '모든 것을 통합한다'는 의미이다. 옴니하우스 모델은 기업가정신 그룹과 전문성 그룹이 핵심을 이룬다.
기업가 정신 그룹은 창의성, 혁신, 기업가정신, 리더십으로 구성되고, 전문성 그룹은 생산성, 개선, 전문성, 경영으로 구성된다. 각 기능들은 별도로 움직이면서 상호 작용을 한다.
결국 옴니버스 모델은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에 직면할 수 있는 현상들을 관찰하여 준비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따라서 모델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하는 것은 기업의 존속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현대는 협업이 필수인 시대가 되고 있다. 고객들은 매우 똑똑해졌으며, 요구사항 또한 다양해졌다. 기업들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견고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다양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고, 조직 안팎의 사일로를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코로나19로 멈췄던 경제가 다시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메타버스가 출현하고, ESG 기준이 강화 되었다. 세계는 다양한 형태의 공유경제와 순환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는 디지털과 플랫폼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필자들은 2023년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변곡점이라 말한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강해졌고, 앞으로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향후 세계 경제의 전망은 더욱 암울하고 불투명해졌다. 필자들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성장한 기업들은 기업가의 사고방식을 잘 녹여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필자들이 소개한 '옴니버스 모델'이 도식화한 것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에서 소개한 내용과 사례들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에 집중하는 전문가형 마케팅을 넘어 기업가형 마케팅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요리 전문가로 성공한 사람이 하나의 거대한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더 이상 요리를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기업가형 마케팅을 통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 기업의 생존과 번영을 보장하는 옴니버스 모델을 적용해야 할 타이밍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