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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 수업
박원갑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7월
평점 :

투자 고수들은 투자는 심리게임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주식시장은 변화속도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해서인지 인간의 투자심리가 가장 중요한 분야 중에 하나인 것 같다. 부동산은 비교적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분야라 심리적 요인에 대한 분석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수업>은 부동산투자와 인간의 심리를 체계적으로 다룬 최신작이다. 필자는 심리학의 여러 가지 전략을 부동산 시장에 적용해서 보여준다. '손실회피', '처분효과', '소유효과', '앵커링효과', '자기열등화전략' 등은 부동산 시장을 심리와 관련해서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여러 가지 변수가 우리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은 충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필자가 과거 4차례의 주택 가격 폭락 사태를 분석해 보니 1건만 내생변수에 의한 것이고, 3건은 주택 시장 밖에서 생긴 외생변수에 의한 것이었다.
노태우 정부의 200만 공급 쇼크만이 내생변수에 의한 것이고,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쇼크 등은 외생변수에 기인한 것이다. 내생변수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외생변수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충격 또한 큰 것이다.
노태우 정부의 공급 쇼크는 내가 너무 어려서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나머지 3개의 사건은 비교적 기억이 또렷하다. 모두 국가 전체를 어려움에 처하게 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지없이 주택 시장의 폭락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자산가치의 폭락을 가져오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택 가격이 공급이나 국가 정책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도 예측할 수 외생변수의 영향이다. 따라서 공급과 정책에 따라 주택시장을 전망하는 것은 때로 인생을 걸어야 할만큼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만약 투자가 심리게임이 아니라 지식게임이라면 경제학 박사가 사기에 걸려들 수 있을까? 투자는 철저하게 심리게임이기 때문에 투자학 교수도 주식 투자로 망할 수 있다. 경제학 박사도 사기라는 덫에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지식층이 사기에 당하는 것은 경제 지식이 아니라 대박 심리 등에 기인함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특히 부동산에서 사기는 대부분 기획부동산과 연관되어 있다. 사기꾼들은 의심을 안심으로 바꾸기 위해 '감성 마케팅'을 활용한다. 부모, 친한 지인 등 친분을 활용하여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한다. 마지막 남은 로열층이라는 말에 속고, 마감임박, 오늘만 한정판매 등 '희소성 편향'에 쉽게 넘어간다.
필자는 사기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너무 싸다면 일단 의심하라고 한다. 그리고 사기꾼들이 자주 사용하는 '안심 마케팅'에 속지 말라고 말한다. 어떤한 경우라도 무조건적인 믿음보다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만 가능하다고 본다.
심리학과 부동산을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읽다보면 우리의 인생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또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다가 실패 사례에 얽힌 심리적인 포인트를 강조하기도 한다. 심리학과 부동산학 등을 넘나들면서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특히 부동산 사기 편은 지식의 고하에 상관없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부동산 사기뿐 아니라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기의 민낯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사기에 대응하는 수준이 더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