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역설 사전 - 마음을 지배하고 돈을 주무르고 숫자를 갖고 노는 역설의 세계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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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역설 사전>은 어떤 장르의 책일까? 온라인 서점 분류는 인문에세이다. 하지만 보는 시선에 따라 경제학, 수학, 철학, 인문학, 역사학 등으로도 분류될 수 있을 듯 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역설 중 마음, 돈, 숫자의 카테고리별로 5개씩 총 15개의 역설에 관한 소개와 필자의 의견을 담았다.



자연과학적 지식이 풍부한 필자는 당연하겠지만 내가 잘 모르는 역설이 대부분이다. 필자는 스스로도 말장난을 좋아하는 어른이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말장난을 좋아하다보니 역설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되고 이렇게 책까지 내게 되었다.



책에 소개된 15가지 역설 중 몇가지를 소개해 보려 한다. '거짓말쟁이의 역설'이라는 주제 아래 몇 가지 소주제가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 '이 말은 거짓말이다'가 되겠다.



'이 말은 거짓말이다'라는 말이 맞는 말이라면, 말 그대로 거짓을 말하게 되는 것이므로 맞는 말일 수가 없다. 나는 첩보 영화를 좋아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아무도 믿지 말고 아무 말도 믿으면 안돼. 이렇게 말하는 나도 믿으면 안돼"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믿을 수가 없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말을 믿지 말라는 말은 또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말 그대로 말장난 같다. 우리 주위에 보면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생각보다 많다.



이카루스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성공한 기업이나 사람이 자신의 성공 요인에 안주해서 혁신하지 못하고, 그 성공 요인으로 인해 실패하게 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핀란드 휴대전화 제조산업이다. 2000년대에 핀란드의 노키아가 생산한 휴대전화는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애플이 2007년에 출시한 스마트폰으로 노키아는 세상에서 사라지는 수순을 밟는다. 이후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렸지만 회생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교통량이 일정한 상태에서 새로운 도로가 개설되면 전체적으로 교통 정체가 심해진다고 한다. 이를 독일 수학자 디트리히 브라에스의 이름을 따서 브라에스의 역설이라 한다. 실제 상황에서 자주 발견되는 현실적인 일이다.



브라에스의 역설은 전체 교통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교통 체증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새로운 도로가 개설되었는데 어떻게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지?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간다.



보통 새로운 도로는 더 나쁜 조건으로 개설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백화점으로 가는 길이 기존에 2개가 있는데 더 빨리 질러갈 수 있는 길이 생긴다면 차들은 어디로 갈까? 당연히 새로난 빠른 길이다. 모든 차량이 새로난 길로 몰릴 것이기 때문에 교통 체증은 더 심해지게 된다.



기존에 있던 도로로 가면 될 것 아니냐는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새로 생긴 빠른 길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동시에 많은 인원들이 새로난 길을 포기해야 하는데 그런 일은 절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신기한 일이고 신기한 역설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무런 관심도 없이 지나쳤던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물론 필자가 말하는 역설의 이론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그 이론들이 말하는 내용은 우리 현실에서 직접 겪고 있는 일들이다. 말장난처럼 들리는 다양한 역설적 상황에서 나만의 인사이트를 얻도록 노력해보면 어떨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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