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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 없다 (리커버 특별판)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평점 :

챗GPT와 Bard처럼 급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우리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함께 불러 일으킨다. 인공지능은 다른 기술들처럼 세상을 더욱 효율적이고 살기 좋은 시대로 바꾸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인해 세상의 거의 모든 일자리가 살아질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그 어떤 기술의 발전보다 속도가 빠르고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인간은 필요없다>는 올더스 힉슬리가 1932년에 출판한 <멋진 신세계>, 제러미 리프킨이 1995년에 쓴 <노동의 종말>의 내용을 담고 있다.
무려 100년 전에 나온 <멋진 신세계>에서 다룬 디스토피아적인 문제가 현실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나는 디스토피아보다는 밝은 미래를 보는 쪽이다. 눈부신 기술의 발전에는 언제나 피해를 보는 인간의 노동력은 있지만 또 다른 기회가 열린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인간은 필요없다>를 통해 대부분의 인공지능 관련 도서가 제시하는 청사진이나 이론적인 내용들을 구체적이고 실감나는 상황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한다.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마저 든다.
이미 인공지능 기술에 특이점이 왔다고도 한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미래 사회의 변화는 기정 사실이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면서 러다이트(Luddite)들이 폭동을 일으켰듯이 인공지능에 대처해서는 곤란하다. 러다이트들의 폭력에도 불구하고 산업혁명의 물결은 막지 못했다.
다만 필자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들의 대리인 노릇을 하게 되는 인조지능과 인조노동자의 등장으로 인한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 진화의 역사에 비추어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양성의 상실을 초래할 것이라 한다. 이로 인해 인조노동자들의 획일화도 가속화되리라 본다.
알고리즘과 로봇으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삶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리라 본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일자리를 위협하고,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인공 지능의 발전은 엄청난 경제적 풍요를 창출하여 부의 집중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부를 어떻게 하면 잘 배분할 것인가에 달렸다.
필자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대안으로 직업대출(Job Mortgage)과 전 국민의 주주화를 제시한다. 미래의 노동을 담보로 미리 돈을 빌리는 직업 대출의 개념은 꽤 창의적으로 보인다. 대출이 그러하듯이 직업대출로 인한 부작용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듯 하다.
또한 국민 모두가 주주가 되어 일찍부터 연금계좌를 보유하고 연금을 받는 사회에 대한 청사진 또한 신선하다. 이는 마치 기본소득과 비슷한 개념을 말하는 것은 아닌지.
인공지능으로 열리는 시대가 디스토피아든 유토피아든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필자는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를 눈 앞에 생생하게 그려준다. 문제점들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필자의 독특한 해결책도 같이 제시하는 것이 마음에 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