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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불평등한가 - 도심재개발 젠트리피케이션 빈부격차
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안종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7월
평점 :

도시경제학은 생소한 분야이다. 용어만 본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학문분야는 아닌 것이다. 도시경제학은 도시의 형성과 성장을 연구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현상과 문제들을 파악하여 정책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학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많은 인구가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였다. 도시는 많은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았다. 물론 도시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산업혁명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도 심각하다. 종류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문제는 존재한다.
필자에 따르면 서울과 같은 슈퍼스타급 도시인 전세계 55개 대도시는 세계 인구의 7%만 거주하지만, 세계 경제의 무려 40%를 차지한다. 도시가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빈부격차, 젠트리피케이션, 도심재개발 문제다.
오늘날에도 사람과 자본이 도시로 과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되고, 계층 분리가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도시 분산 정책을 시도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사람과 자본의 도시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시설을 도시 밖으로 이전하는 노력도 기울이지만 효과가 없다. 현대의 도시 지배력은 거의 대부분 창조산업과 문화접근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창조산업과 문화접근성은 거대 인구와 인프라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현대 도시는 효율성의 결정체다. 효율성이 강화될수록 도시는 더 발전하고 사람과 자본의 집중은 더욱 심해진다. 즉 도시에 힘이 실릴수록 경제가 발전하고,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계층간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도시 문제의 핵심이라 말한다.
필자는 다양한 도시 문제에 대해 다루고 이에 따른 해결책도 제시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가장 큰 해결책은 사회 기반시설 투자와 저렴한 임대주택의 확충이다. 한정된 토지 공간에 자동차를 위한 도로를 만드는 것은 더 이상 해결책이 아니다. 도로를 더 늘리는 것은 도시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한정된 도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대중교통 등과 같은 교통체계를 활성화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편이 빠를지도 모른다. 거대 도시들이 얼마나 밀도 집약적인지 알 것이다. 자동차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도로는 더 이상 확장이 불가하다. 다양한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도로뿐 아니라 거주 가능한 주택들도 더 이상 신축이 힘들다. 한국의 경우 서민들은 청약을 통해 내집 마련의 기회를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 더 이상의 신축은 힘들다. 물론 30년이 넘은 주택 단지들의 재건축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필자는 거주공간 확보와 임금수준 상승이 필요하다고 한다. 제조업의 한계, 교육의 한계로 인해 저임금 서비스의 일자리들을 고임금의 일자리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교육이 계층을 뛰어넘는 수단인 것은 맞지만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산업화 이후로 국가 발전을 이끌어온 도시 또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도시의 문제들이 심각해진다고 해서 도시를 없앨 수는 없다.
도시가 가진 수많은 문제점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지속가능한 사회통합적인 번영을 이룩할지, 점점 더 심화되는 불평등과 계층의 분리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가 나올지가 결정될 것이다. 필자는 현대 도시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응하는 유일한 길로 '새로운 도시화'를 제안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