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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 경제학과 뇌과학이 밝혀낸 초수익을 내는 비상식적 투자 법칙
테리 번햄 지음, 이주영 옮김, 이상건 감수 / 다산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전통 경제학에서는 시장이 합리적이라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신봉한다. 나는 비합리적인 인간이 개입하는 순간 시장은 비합리적으로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을 비합리적으로 만드는 주범은 인간의 본능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도마뱀의 뇌'이다.
인간의 본능은 다이어트와 투자에 적합하지 않도록 진화되었다고 한다.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야식을 챙겨 먹게 만들고, 주식 시장에 투자할 때는 고가에 사서 저가에 팔게 조정한다. 생존 본능에 따른 뇌의 지배를 받은 결과이다.
인간은 원시 시대부터 생존을 위해 진화해 왔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 발달된 뇌가 바로 도마뱀의 뇌라 불리는 원시 두뇌이다. 원시 시대의 자연환경과 다르게 오늘날의 투자환경에서는 도마뱀의 뇌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많은 주식 투자 서적들이 거시경제 지표와 미시경제 지표들의 분석에 올인한다. 만약 이런 분석이 맞다면 모든 사람들의 투자 성과가 동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투자를 하는 주체는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개인들이기 때문에 투자 성과가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즉 거시경제 지표의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뜻이다.
필자는 시장의 진짜 위험은 거시경제적 변화보다 인간의 심리에 있다고 본다. 인간의 심리는 과거회고적이고 과거의 패턴을 지향하는 도마뱀의 뇌에 지배를 받는다. 필자는 도마뱀의 연구를 주로 하고, 적당한 거시경제학을 결합해서 금융시장을 예측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간단하게 '심리학'이라는 스튜에 '경제학'이라는 소금을 살짝 뿌려 맛을 낸다고 표현한다. 즉 주인공은 심리학인 것이다. 경제학은 살짝 조미료만 더할 뿐이다. 투자의 성과는 개인들의 심리에 좌우되기 때문에 뇌과학적 측면에서 인간의 뇌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를 통해 상승장 또는 하락장과 무관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지금도 심리학보다는 지표 분석에 치중한 책들이 많다. 하지만 주식시장을 심리학적 관점으로 보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15년 전에는 얼마나 파격적인 주장이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도마뱀의 뇌로 인해 끊임없이 과거에 집착하고, 과거의 데이터로부터 일정한 패턴을 찾아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도마뱀의 뇌를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제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게 거시경제 지표를 왜곡하지 않고, 우리 뇌의 가장 이성적인 영역인 전두엽 피질을 이용하여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15년 전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주장은 유효하다. 인간의 본능과 그에 따른 심리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80% 이상이 심리학에 기반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종이 변하지 않는 이상 100년 이후에도 유효한 내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의 말처럼 비열한 주식시장에서 피를 흘리고 패배만 맛보지 말고, 도마뱀의 뇌를 과감하게 물리치는 용기를 통해 승리의 깃발을 흔들어 대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할 주식시장의 명저로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