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모닥불처럼 - 스노우피크의 디자인 경영과 도약의 원천
야마이 리사 지음, 이현욱 옮김 / 컴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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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서적인데 책 제목이 재미 있다. 아마도 아웃도어 브랜드라서 책 제목이 <경영은 모닥불처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스노우피크라는 회사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 갑자기 '파타고니아'라는 회사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조부가 스노우피크를 창립한 계기도 파타고니아와 너무나 닮아 있다. 등산을 사랑했던 조부는 자신이 원하는 등산용 도구를 직접 개발했다. 본인이 사용하려고 만든 제품들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스노우피크라는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하게 된다. 파타고니아의 일본 버전 같은 느낌이다.



조부가 설립하고 스노우피크 브랜드의 기반을 다졌다. 이후 현재 회장인 부친이 1986년부터 캠핑용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부친은 회사에 입사한 후 사내 벤처로 오토캠핑 사업을 시작했고, 1996년에 화로대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현 회장의 딸인 필자도 사내 벤처 형태로 성과를 낸 걸 보면 좋은 경영 문화를 가진거 같아 부러울 따름이다.



스노우피크는 캠핑용품 브랜드로 유명하다. 그러나 초반에는 등산용품 브랜드로 시작했다. 이후 현 회장인 부친이 캠핑용품 사업을 확장해서 30년 동안 캠핑용품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현재는 캠핑용품 매출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여기에 필자가 2014년에 시작한 의류사업 등의 신규사업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3대째 이어지는 경영의 승계 과정이 모범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억지스럽게 가족 경영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60세에 30대의 후계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60세가 다 되도록 마땅한 후계자가 생기지 않아 걱정을 했다.





마침 사내에서 의료사업을 시작한 딸이 본인과 비슷한 나이에 했던 성과를 내고 있어 자연스럽게 가족인 딸을 후계자로 내정했다. 반드시 딸을 후계자로 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서 더 존경스럽다.



스노우피크의 현재를 보면 과거의 어려운 시절을 상상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90년대 초반 위기를 겪었고, 이 때 관점을 '사용자 시점'으로 전환한 것이 계기가 되어 다시 일어섰다. 또한 지금 사원을 채용하는 기준 중 하나가 캠핑을 좋아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이는 스노우피크가 사용자 시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훌륭한 기업은 훌륭한 사람들이 만들어간다.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사람들이 바탕이 되지 못하는 회사는 오래가지 못한다. 필자는 스노우피크의 최대 장점은 바로 사람이라고 한다. 성격이 나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단언한다. 오너 입장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회사가 몇이나 될까?



필자는 3대 경영을 이어가는 경영자로 조부가 등산용품을 만들었고, 부친이 캠핑용품을 만들었듯 본인도 무언가 계속 일을 벌이고 싶다고 말한다. 사장으로서 안정적인 회사보다는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는 직원들을 설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나는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좋아한다. 파타고니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스노우피크는 일본의 파타고니아를 연상케 한다. 두 회사는 사회에 기여하고,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한다. 오너가 사회와 직원들의 행복을 우선하는 회사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파타고니아와 스노우피크 같은 경영철학을 가진 회사가 나오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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