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허스토리 - 왜 경제학의 절반은 사라졌는가?
이디스 카이퍼 지음, 조민호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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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역사는 'history'이다. 남성 중심의 역사를 반영한 his story인 것이다. 영어문화권뿐 아니라 동양의 문화권도 남성 중심의 정치, 경제, 문화를 형성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남성 중심의 단어에 익숙해 있는지도 모른다.



책 제목이 <이코노믹 허스토리>이다. 영어로 하면 Economic Herstory이다. 제목에서 보듯이 경제학사에서 잊혀지거나 그 업적을 전혀 인정받지 못한 여성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다. 필자의 말을 빌리면 승자와 남성 중심의 경제사상사를 새로 쓰는 책이다.



주로 18~19세기 영국과 프랑스, 19~20세기 미국의 여성들의 삶과 경제적 문제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경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위해 투쟁했는지 보여준다. 주류로 읽힌 그 동안의 경제사상사를 넘어 새로운 관점으로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한다.



우리가 배우는 경제사상사는 서구의 남성 경제학자 중심의 역사로 이루어진다. 18세기 후반에 등장한 정치경제학은 당시 세계 패권을 쥐고 있던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미국의 경제학자 디어드레 매클로스키가 언급한 것처럼 '스'로 끝나는 위대한 남성 경제학자들이 이끌어왔다. 우리가 잘 아는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주요 경제학자들이다.



필자는 여성 경제 저술가와 여성 경제학자를 분리해서 언급한다. 학문적 지위를 통한 학업적 성취를 이룬 사람은 여성 경제학자들뿐이기 때문이다. 경제학 측면에서 위대한 여성들이 많지만 경제라는 본연의 취지에 맞게 일부는 포함되지 않았다.



19세기말 경제학 또는 경제과학이라 불리는 분야에 국한된 여성 경제학자들을 주로 다룬다. 여성 경제 저술가와 경제학자들은 초기에는 영국인이고, 이후는 미국인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경제패권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감녀서 경제학 분야의 무게 중심도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매사추세츠의 케임브리지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적 권력이 정치, 사회, 문화, 경제적 지배권을 행사한다. 지금도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제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경제학은 철저하게 이런 경제적 논리로 발전했다. 그래서 영국과 미국 중심, 여성보다는 남성 중심으로 발전한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경제학 이론에 대한 여성들의 기여도보다는 여성의 문제를 다룬다. 남성들이 언급한 여성의 문제들이 아니라 여성 경제학자들이 논하는 여성문제 말이다. 당시 경제학계에서는 여성들이 모두 배제되었기 때문에 없는 것으로 취급 받았던 작업들을 부각한다.



처음에는 남성 중심의 경제학 발전으로 배제된 여성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책으로 알았다. 하지만 여성 경제학자들의 이론보다는 그들의 사회적 문제 등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승자와 백인 중심의 경제학 발전사에서 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기여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그들의 아이디어는 경제학 이론을 만드는 데 기여했겠지만 현대에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많다.



주류 경제학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는 것에 편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시각을 견지하는 입장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경제학 이야기에 비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생각하면서 읽을 거리가 있는 편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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