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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있어요 - 세상에 혼자라고 느껴질 때, 우리를 위로해 주는 것들
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안해린 옮김 / 불광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때로는 많은 조언을 주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누군가가 나를 찾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위로받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닐까? 자주 이성보다는 감성이 중요할 때가 있다.
이 책은 위로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저자는 위로에 관한 책에 머무르지 않고 진정 위로하는 책이 되기를 소망한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위로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나에게 닥친 어려움의 원인을 바꾸거나 결과를 바꿀 수도 없다. 그럼에도 위로는 중요하다.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우리를 집어삼키고 일상을 파괴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경제적인 원인일 수도 있고, 육체적인 아픔일 수도 있고, 가족을 잃은 상실의 아픔일 수도 있다. 일상을 휘젓는 고통에 맞서는 우리에게 저자는 2가지 조언을 한다.
먼저 세상과 단절하지 말고 계속 연결된 채 스스로의 세계에 갇히지 말라고 한다. 자신의 고통과 불행에 한없이 침몰하지 말고 끊임없이 사회와 연결되어 있어야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은 내 자신에게 다시 살 권리를 주라고 한다. 고통은 삶의 일부일 뿐이고 내 삶을 이루는 많은 부분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긍정심리학 전문가로서 위로의 의미와 위로가 발휘하는 순기능에 대해 다룬다. 위로는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내 주변의 타인을 위해서도 필요한 기술이다. 위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위로 받는 사람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인간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3가지가 있다. 고통, 노화, 죽음이다. 따라서 이 3가지는 언젠가는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고통은 보통 질병과 장애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영구적 손상으로 이어지는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위로가 필요하다.
늙어간다는 슬픔에 대한 위로는 그나마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이다. 노화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늙는 것에 대해 슬퍼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남은 시간을 얼마나 더 건강하게 더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서 살아갈지 고민할 일이다.
사람은 살아있지만 매일 죽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사람은 죽음을 향해 살아간다고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되어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게 노화의 끝은 결국 죽음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삶이란 태어나고 고통받고 늙어가면서 결국은 죽는 것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든 인간은 고통, 노화,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시기의 차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말이다.
인간은 이 사실을 인식하고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위로받을 자격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탓하지 말고 상황에 대응하여 위로하고 위로받는 과정을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산다는 것은 끊임 없는 위로가 필요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위로와 행복은 근본적으로 같다고 말한다. 행복이 불행의 검은 빛에 가려져 있을 때 위로는 그 어두움을 걷어내도록 돕는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 나의 내면이 모두 무너졌음을 느낄 때, 세상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감싸도록 돕는 것이 위로라고 말한다.
위로가 필요한 시점은 보통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끼는 순간일 경우가 많다. 저자는 끝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다만 다른 하나의 행복으로 새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위로의 마음은 이 말을 믿고자 하는 것이라고.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