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고려와 거란의 전쟁에 얽힌 역사적 진실과 오해를 규명하기 위해 무려 14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저자의 14년 간의 자료 조사와 통찰을 한 권으로 담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조선 시대에 비해 고려 시대의 역사적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저자는 고려사, 요사, 송사 등 고려의 역사뿐 아니라 요나라와 송나라의 역사를 다룬 기록들을 통합적으로 검토하여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술술 잘 읽힌다.



이 책은 2023년 11월에 KBS에서 방영될 고려거란전쟁의 기본 스토리를 담았다. 책을 먼저 읽고 스토리라인을 머리에 넣은 상태에서 11월에 방영될 대하사극을 보면서 확인하는 과정도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구려 때는 수나라와 당나라와 오랫동안 전쟁을 했고, 심지어 수나라는 고구려와의 전쟁 때문에 멸망했다. 그 이후에도 잦은 외침이 있었고 고려 시대에는 거란족과 몽고족의 외침이 잦았다. 그럼에도 우리 조상들은 중국에 맞서 나라를 굳건히 지켜냈다.



이 책에는 993년 거란의 1차 침공 때 활약한 서희의 이야기, 그리고 1018년 거란의 2차 침공 때 활약한 강감찬의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워 익히 알고 있는 사건과 인물들이다. 저자는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은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의 14년 연구기록이 담긴 역사서지만 소설처럼 대화체도 나오고 읽기도 쉽다. 중간 중간 지도와 애니메이션 같은 삽화가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집중도를 높혀준다. 어른들이 읽어도 좋지만 아이들이 읽어도 재미있을만한 내용과 구성이 돋보인다.





우리는 거란의 소손녕이 쳐들어왔을 때 고려의 서희가 말한마디로 거란군을 물리쳤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말솜씨가 뛰어나더라도 전쟁을 말한마디로 끝낼 수 있을까? 특히 전쟁의 최종 결정권은 본국에 있는 왕에게 있을텐데 말이다.



당시 거란은 송나라와 대치 중이었고 요동 지방을 모두 평정한 것도 아니었다. 서희는 거란이 고려를 향해 남하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간파하고 성종에 화친이 가능함을 고한다.



고려의 최정예 선봉대가 패하면서 고려 조정은 항복론과 할지론으로 의견이 갈렸다. 거란에 항복하거나 서경성을 떼어준다는 것이다. 성종의 뜻은 할지론으로 기울었으나 서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서희는 소손녕에 대항하여 협상을 주도했다. 소손녕은 고려 땅의 일부를 떼어 바치고 조공을 하라 했다. 서희는 압록강 안팎도 고려 땅이고, 거란의 동경도 고려 땅임을 확실하게 했다. 그리고 거란에 조공을 바치기 위해서는 중간에 가로막고 있는 여진을 정벌하고 땅을 돌려달라고까지 요구한다.



이 담판이 그 유명한 서희의 담판이다. 이로써 전쟁이 시원하게 종결이 된 것은 아니자만 더 악화되지 않은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향후 소손녕과의 대치는 계속되지만 큰 전쟁 없이 고려의 영토를 지켜내었음은 물론이다.



이어지는 강감찬의 구주대첩에 대한 일화도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을 확인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