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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슈퍼 乙 전략
전병서 지음 / 경향BP / 2023년 5월
평점 :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밥이 필요하다면 반도체는 모든 산업에 필요한 밥과 같은 존재다. 반도체 산업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고, 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산업의 쌀과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로 세계 경제대국이 되었고, 지금도 수출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인인 내게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미래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고, 주식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도 주식을 공부하기 시작한 주린이로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함을 알기 때문이다. 반도체에 대한 이해가 주식시장의 올바른 이해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이다. 두 회사의 주력 분야가 다르기는 하지만 여전히 양강 구도다. 미국은 끊임없이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고 자국의 회사를 보호하려 하지만 그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나라이다. 미국, 중국, 대만, 한국 등 반도체 강국들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반도체 산업의 방향은 어떤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는 반도체 전쟁이 더 이상 산업주도권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2023년 바이든 대통령 시대의 반도체 전쟁은 국가의 안보를 다투는 싸움이고,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의 패권 전쟁이라 말한다. 즉 반도체 전쟁은 신냉전시대의 산물이다.
세계의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다른 것도 아닌 반도체 공급망을 가지고 싸울까? 항상 궁금했었다. 반도체가 전세계 산업과 미래 첨단기술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반도체를 어디서 생산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미국은 전세계 반도체의 12%정도 생산한다. 반면 한국은 세계 반도체 1, 3위 업체를 보유하고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21%를 생산한다.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 호의를 보이지만 실상은 위협과 같다.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의 입장이 난처하다. 시장을 보면 중국에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미국의 보복이 두렵다. 그렇다고 미국에 지으려니 기술 누출의 위험이 크다. 반도체 전쟁에서 영원한 내 편은 없고 오로지 국익만 있을 뿐이다.
영원한 우방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남들이 무시하지 못할만한 기술이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 저자는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미국과 중국이 무시하지 못할 슈퍼을이 되는 것이라 말한다.
반도체 기업 중에 네덜란드 국적의 ASML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모든 반도체 대기업에게 '을'이다. 반도체 회사에 필요한 제품을 납품하는 을이다. 그런데 그냥 을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유명한 슈퍼'을'이다. 을의 입장에 있지만 어떤 기업도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삼성전자도 ASML의 비위를 살핀다. 독보적인 기술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지금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 모두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ASML처럼 독보적인 슈퍼을은 아니지만 두 나라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협상의 대상인 것이다. 미국의 강한 요구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중국의 정세를 살펴야 한다.
현재 중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현재 기술 수준은 우리나라와 대만에 몇 년 씩 뒤쳐져 있지만 실제로는 알려지지 않는 기술적 진보를 꾸준히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싸움에 적절히 대응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나라만의 국익을 잘 챙겨야 한다. 강대국들과 강대강으로 맞설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기술을 보유하고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무시하지 못할 슈퍼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