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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로 쉽게 배우는 경제 수업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4월
평점 :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경제학을 부전공을 위해 공부했다. 그래서 경제학 이론들을 대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현실에서 투자를 위해 알아야 하는 경제학은 또 다른 영역이다. 주식, 부동산을 40살이 넘어서 처음으로 공부하려니 경제 지식이 필요함을 느낀다.
경제학을 다양한 분야로 다루는 책들은 많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는 사례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지식에 대한 이해도는 많은 사례들을 통해 강화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사례들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학습의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2020년 이후에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디즈니, 티빙 등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주름잡는 OTT 업계들의 이야기를 통해 경제학을 풀어내는 저자의 내공이 대단하다. 평소에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보는데 저자는 이런 것들에서 다양한 경제지식과의 콜라보를 생각한다.
경제를 게임, 스토리, 법칙, 현실의 측면에서 4개의 장으로 설명한다. 4개의 큰 카테고리에 70가지 경제 현상, 법칙 등을 생동감 있게 다룬다. 경제학 시간에 배웠던 죽은 지식, 그리고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좋아한다. 시리즈 전편을 2~3번은 볼 정도로 좋아한다. 현란한 액션과 더불어 자동차 액션을 눈을 즐겁게 하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자동차 액션 영화 중 <분노의 질주>를 능가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 '붉은 여왕 가설'을 접목한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처음에 머슬카와 일본차 중심의 자동차 경주가 스토리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리즈가 진화하면서 슈퍼카들이 등장하는 빈도가 많아지고 스토리 전개도 다양해진다.
단순한 트럭 절도범이었던 도미닉 일당이 전문 킬러, 테러리스트 등과 싸우면서 설정도 자동차, 탱크, 비행기, 잠수항, 인공위성으로 확대되는 양상은 붉은 여왕 가설의 전형이 아닐까 싶다.
사일로효과라는 경제용어가 있다. 부서가 서로 칸막이로 막혀 있어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말하는 용어다. 영화 <걸캅스>는 현실에서 있을법한 디지털성범죄, 여성경찰 등을 코믹하게 다루지만 무게는 남는다.
디지털성범죄를 해결하는데 부서간의 의견차이, 권한차이로 수사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 민원실에 있던 라미란은 강력반에 협조를 구하지만 거절 당한다. 민원실에 있는 라미란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민원실장은 우리 일이 아니라며 무시한다. 사건은 점점 심각해지고 결국 협동체제로 바꾸고 나서야 일망타진한다.
결국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이런식으로 지지부진하거나 무시 당한다. 사일로효과는 기업이 몰락하는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로 소니의 몰락을 가장 잘 설명한다.
이 책은 저자의 경제학적 통찰력과 다양한 OTT 콘텐츠의 콜라보가 돋보인다. 다양한 영화들이 나와서 눈도 즐겁지만 하나의 OTT 위시리스트가 생긴 셈이다. 영화들을 다시 한 번 보면서 책의 내용을 곱씹어도 좋을 듯 하다.
영화 내용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이에 경제 개념을 뽑아낸다. 그리고 경제개념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선물한다. 그리고 이해하기 쉬운 간단 사례를 덧붙인 후 다시 영화로 돌아와 경제 지식을 접목하면서 결론을 맺는다.
경제지식과 영화지식을 좀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