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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의 기술 - 본질에 집중하는 힘
라이디 클로츠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은 내가 가장 찾고 있었던 것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학교 다닐 때도 나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한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을 하지 못하고 자꾸 지식을 확장하곤 했다. 덕분에(?) 박학다식한 사람이 되었다. 특정 분야에 도통하지 못했으니 돋보이는 것이 없는 불편한 상황이 되었다.
지금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저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처럼 3년 전보다 더 일이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삶이 단순한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 복잡한 삶의 계속될지도 모른다. 무언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있다. 100마디의 말로 설득하는 것보다 때로는 한 마디의 말이 더 강할 때가 있다. 많은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짧고 간결하면서 핵심적인 것이 미덕일 때도 있다. 현대인들처럼 항상 부족한 시간이 쫒기다보면 간결한 핵심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간결한 핵심의 중심에 저자가 주장하는 빼기의 기술이 있다. 애플(Apple)이 전세계 최고 기업이 된데에는 디자인의 단순함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제품 디자인도 단순하고 UX/UI 등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 또한 단순화 했다. 복잡한 것은 다 빼고 쉽고 단순화한 것이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글을 쓰다보면 다양한 자료를 첨부해서 100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핵심만 담아 2~3페이지로 만드는 것보다 쉬울 때가 많다. 간단하게 요약하되 필요한 내용을 다 담으려면 엄청난 고민을 해야 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빼기의 기술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훈련이 필요한 기술이다. 빼는 게 무슨 기술이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아마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기술이 아닐까?
예전에는 더하기가 미덕이었다. 밥도 많이 먹고, 일도 많이 해서 돈을 많이 벌고, 무엇이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많은 더하기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친다.
많이 먹던 사람들은 비만으로 고생해서 더 적게 먹으려고 한다. 먹는 것과 함께 운동을 통해 체중을 빼려고 한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면 가급적 많이 일할 수 있었던 분위기는 적절한 시간동안 근무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너무 많이 일해서 건강을 잃고 가족과의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빼기의 기술'을 단순히 더 적은 것을 추구하거나 행동을 덜 하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행동을 더 많이 하거나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더하는 것은 너무 쉽다.
다양한 정보들 속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뽑아내서 실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이 행동해야 한다. 그래서 '빼기의 기술'은 쉬운 일이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가장 완벽한 상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뺄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아이디어는 최고의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야말로 가장 많은 고민이 들어가는 상태가 아니겠는가?
저자는 빼기의 기술을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다룬다. 왜 빼기보다 더하기를 좋아하는가? 왜 빼기는 항상 무시당하고 뒷전으로 밀리는가? 더하기는 어쩌면 인류의 진화와 함께 해온 본능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자본주의는 더하기의 결정판이다.
2부에서는 1부에서 진단한 문제점들에 대한 처방을 내린다. 빼기의 효용과 빼기를 실천하는 드러내기, 비우기, 덜어내기 등에 대해 조언한다. 복잡함 앞에서 행동을 바꾸는 가장 쉬운 '빼기'에 대해 설명하고, 변화를 창조로 바꾸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정보 과부하의 시대에 가장 많은 기술은 더하기가 아니다. 압도적인 자료의 무덤 속에서 군더더기를 버리고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제는 빼기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