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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홈 The Home - 멋진 집은 모두 주인을 닮았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아파트 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 동안은 집에 있을 일이 많지 않아서인지 편하다고만 생활했던 아파트가 조금씩 불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출근해서 저녁에 잠만 자는 공간으로서는 충분할지 모르지만 집 안에서 살아가기에는 아파트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길을 지나가면서도 멋진 단독주택을 만나면 넋을 잃고 쳐다보면서 감상하는 일이 자주 생겼다. 차를 타고 지나면서 풍경으로 스쳐지나가는 단독 주택단지를 보면 위험하게도 자꾸 눈길이 갔다. 단독 주택에 대한 로망이 생긴 듯 하다.
EBS의 건축탐구 '집'을 자주 보는 일이 생겼다. 인터넷 기사를 볼 때도 ㅇㅇ하우징 같은 인테리어 업체들이 리모델링하거나 새로 지은 단독주택에 대한 기사들을 보는 횟수가 많아졌다. 집 주인의 철학이나 생활 방식이 집의 구조에 어떻게 녹아나는지 보는 것에 나름 재미가 생겼다.
우연히 집에 관한 책을 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건축탐구 집'에 자주 나왔던 노은주,임형남 부부가 집필한 책을 발견했다. 건축, 인테리어, 공간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라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름 반가웠다.
저자들은 집은 아주 특별하지만 평범한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집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또한 집을 잘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말한다. 이 두 마디가 현재 나의 상태를 너무 잘 말해주는 것 같다. 나는 집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책에는 총 22개의 아름다운 집이 나온다. 집 주인의 성향이 다르듯이 집의 모양과 구조, 그리고 그 안을 채운 다양한 공간과 소품들도 정말 다르다. 적절하게 곁들여진 화보와 함께 건축 전문가들이 느끼는 집으로서의 공간적 해석이 아름답다. 집 주인들과 충분히 소통한 결과물이리라.
특히 내가 관심이 가는 집은 뇌공학자 정재승 교수의 집이다. 정재승 교수는 2만 권의 책을 주인공으로 하는 집을 설계했다. 나도 책을 좋아한다. 그분처럼 책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책꽂이를 맞춤 제작하거나 별도의 방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재승 교수는 약 2만 5,000권쯤 되는 책을 겹치지 않고 한 겹으로 꽂을 수 있는 서재를 꿈꿔왔다고 한다. 그리고 가족이 사는 서울집과 작업실, 그리고 교수님이 지내는 대전 집과 학교 연구실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책들을 한 군데 모으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고 한다.
다락까지 포함하면 3층의 구조다. 집을 크게 두 덩어리로 나누어 왼쪽은 1층 거실 및 주방의 천장고가 높고, 오른쪽은 2층 서재의 천장고가 높은 구조이다. 그래서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2층은 넓은 벽을 중심으로 책꽂이가 가지런히 짜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책이 바닥에 쌓여있다.
책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많은 책들을 소중하게 꽂아 놓을 수 있는 서재를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나도 단독 주택을 지어서 이런 서재를 갖는 꿈을 꾼다. 반드시 별도의 책꽂이를 만들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책에는 다양한 성격, 직업, 취향을 가진 집주인들이 나온다. 집 주인의 성향에 따라 집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색다르고 나와 취향은 다르지만 한 두가지씩 팁을 얻을 수 있다. 향후 내 집을 지을 때 유용하게 써먹을 지식들을 축적하는 중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