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비결 - 좋은 문장 단단한 글을 쓰는 열 가지 비법
정희모 지음 / 들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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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쓴다는 것이 얼마나 큰 경쟁력인지 느끼는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글쓰기 방법에 관한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지금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것도 글쓰기와 무관하지 않다. 평소에 다른 방법으로 글을 쓸 일이 없으니 블로그를 통해 강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이번에 고른 책은 다른 글쓰기 책과 사뭇 다르다. 국문학과 교수이면서 글쓰기를 평생 가르쳐온 교수님이 쓴 책이다. 구성부터가 다른 책들과 다르다. 글쓰기 비법이 아니라 <문장의 비결>이다. 글쓰기는 문장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예술이다. 문장들을 잘 쓰면 그것들이 모여서 좋은 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나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것은 조그만 기술이 아니라 문장 자체를 근본적으로 잘 쓸 수 있는 훈련이 아닐까? 문장 자체에만 집중하면 글의 전체 흐름에 문제가 생긴다.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방향이 바로 그것이다. 문장에 집중하되 글의 흐름을 타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추사 김정희의 말을 빌려 '문장을 쓸 때 규칙만을 좇아서도 안 되고, 규칙을 도외시해서도 안 된다'는 말로 이 책의 진가를 표현한다. 문장을 쓰는 10가지의 핵심 규칙을 설명하고 예시를 들어 풀어내지만, 결코 그런 규칙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을 배우되 기본을 넘어서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초반에는 마치 영어문법책을 공부하는 느낌이다. 영어 문법책은 20년이 넘게 공부했으면서 정작 국어문법은 얼마나 공부했단 말인가? 생각할수록 부끄럽기 그지없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핵심은 '짧게 쓰기'다.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글을 짧게 써야 의미도 명확해지고 읽기가 쉬워진다. 저자는 글이 길어지는 이유를 절 때문이라 말한다. 명사절, 관형절, 종속절, 대등절 등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된다.



문장 단위의 구조를 분석하고 간결하고 의미 전달이 잘 되는 문장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문장으로 그치지 않고 글쓰기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문장의 연결도 강조한다.



마치 저자가 나의 서툰 글쓰기 습관을 모두 알고 있는듯한 착각을 느낀다. 글쓰기르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으니 글쓰기가 서툰 것은 당연하다. 나름 배우는 중이지만 10가지 모두 내게 해당되지 않는게 없을 정도다. 특히 내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에 대한 부분 중 한가지를 소개한다.





바로 '명사형 문장을 서술형으로 바꾸기' 주제다.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다. '경제 발전의 걸림돌은 국가 경제의 균형 발전 미비와 소득 불평등 격차 심화이다.' 문장이 틀린 것 같지는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뜻이 불명확하고 어색하다.



저자는 이를 복합 명사구라고 말하고 이런 류의 문장은 가급적 풀어서 서술하라고 조언한다. 즉 '경제 발전의 걸림돌은 국가 경제에서 균형 발전이 부족한 점과 소득 불평등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와 같이 말이다.



명사들만 나열하기보다는 의미가 명확해지도록 서술어를 보완하고, 어려운 단어보다는 쉬운 단어로 풀어쓰는 것이 좋은 습관이다. '의료 시장 개방 추진'은 '의료 시장을 개방하려고 추진하는 일'로 풀어쓰는 것이 훨씬 더 명료하게 다가온다.



마치 문법책을 보는 것처럼 분석을 해놓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공감이 가는 재미나는 문법책이다. 하지만 문법 속에 글의 흐름과 어울리는 방법들을 체득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다.



아무 생각없이 문장을 쓰고 그것들이 글을 이루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글쓰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문장을 어지럽게 쓰는 습관만 바꾸어가도 깔끔한 글쓰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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