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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빅 히스토리 - 세상은 어떻게 부유해지는가
마크 코야마.재러드 루빈 지음, 유강은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평점 :

부와 부자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자기계발, 부와 부자의 이해, 거시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읽어야 하는 책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부의 역사적 이야기, 거시경제의 히스토리 등과 같은 거시적인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부의 히스토리>는 개인의 부와 부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의 지역과 국가들이 부유해진 스토리를 다룬다. 1부에서는 지리적, 제도적, 문화적, 인구적 측면에서 부의 발생과 부유해지는 과정을 다룬다. 2부에서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부의 폭발적인 성장을 다룬다.
지금은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어느때보다 부유하다. 우리나라만 봐도 부의 수준이나 부자의 기준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신생 부자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부의 수준이 높아지면 국가들의 부의 수준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국가가 부유하다고 해서 개인들이 속속들이 다 그렇지는 못하다.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들이 여전히 많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해졌고, 다른 나라는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까? 책에서 소개하는 부의 역사적 흐름을 읽다보면 인사이트를 얻지 않을까?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한국은 어떤 나라보다 거대한 부의 증대를 이루었다고 말한다. 책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별도로 다룰 정도로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통해 문화 규범, 시장 접근성, 지리적인 요인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정치 제도가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이해도가 궁금했다. 저자는 일본에 의한 강제 문호개방부터 과거 100년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정확했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의한 착취를 이야기하면서 영국의 식민 제도에 연관지어 설명한다.
특히 책에 우리나라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언급되어 몰입되어 읽을 수 있다. 3장의 제도, 6장의 식민주의, 10장의 수출 주도 경제성장 부분에 우리나라와 관련된 언급이 나온다.
부의 향방을 가르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나오는 데 그 중 제도에 대한 부분이 흥미롭다. 노스의 견해를 빌려 '게임의 규칙'으로서의 제도를 다룬다. 재산권, 법률 체계, 정치제도 등이 미친 사례를 자세하게 풀어놓는다. 제도는 그 나라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고 유도하기 때문에 특히 부의 형성에 중요하다. 그러나 왜 같은 제도가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다르게 작동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10장에서는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을 호랑이라 지칭하며 부의 히스토리를 자세히 소개한다. 특히 일본의 부유해진 과정을 역사적인 배경부터 주변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과 연관하여 통찰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발전과 교육이 일본을 세계 경제대국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 말한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언급하면서 1960~2019년의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을 비교한다. 1960년대에 나이지리아는 우리보다 국내총생산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마어마한 격차로 한국이 앞서고 있다.
동아시아의 가난한 나라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따라잡기'로 설명한다. 가난한 나라들이 스스로 기술개발을 하기보다 선진국의 새로운 발상과 기술을 수입하는 것이다. 단순히 부유한 나라들의 기술을 수입하는 것으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
따라잡기와 더불어 경제적 지리가 중요하다. 동아시아의 지리적 위치는 분명 유리하지 않다. 일본이 먼저 산업화를 이루고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이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런 영향을 받았다는 '중력모델'로 설명한다. 서로 가까운 나라들끼리 무역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동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설명하는 저자의 의견에 100% 공감하기는 힘들지만 대부분 이해할만큼 합리적이라 본다. 10장에 한국에 대한 부분이 비교적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