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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평점 :

세계의 유명한 석학들이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18세기에 맬서스는 <인구론>으로, 20세기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로, 21세기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통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심각한 기후변화, 인구 폭발 또는 인구 절벽과 같은 인구 문제, 불평등의 심화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 고조, AI의 노동력 대체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노벨경제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저자는 '인류의 새로운 여정은 머지 않아 시작된다'는 말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내다본다. 이는 인류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번창하게 한 문화적인 가치와 전통에 기반한다. 인류의 새로운 여정의 밑바탕에는 거대한 힘이 존재하여 향후 몇 세기 동안 번영할 힘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1부에서는 30만 년 전 사피엔스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여정을 경제활동의 측면에서 고찰한다. 고대로부터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술 진보의 역사를 인구와 소득의 데이터를 토대로 설명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2부에서는 아프리카로부터의 탈출로 인한 그 이후의 상황들을 지리와 문화의 요소를 더해 설명한다.
19세기 이후 가장 짧은 기간에 인간의 기대수명은 2배 이상으로 늘었으며 1인당 국민 소득도 최대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 이후 그 어떤 기간보다도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룩한 것이다.
18세기에 토머스 맬서스는 '빈곤의 덫'이라는 개념을 통해 생활수준의 정체를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정체에서 성장으로의 대전환이 일어나면서 그의 설명은 무용지물이 된다.
저자는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기술의 진보가 가속화 되고 생활 수준의 비약적인 향상을 가져오면서 인구 증가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본다. 이런 생활 수준의 변화를 오늘날과 같은 장기적인 번영의 근본 원인으로 진단한다. 이런 기조에서 성장의 수수께기를 풀어 나간다.
그와 더불어 불평등의 수수께기에 대해서도 다룬다. 저자는 불평등의 밑바탕을 이루는 요소로 지리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을 지목한다. 다만 현대 사회로 이행하면서 지리적 요인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에는 그보다 제도적, 문화적 요인으로서 사회 내의 인적다양성을 꼽는다. 이런 인적 다양성은 혁신에는 유리하지만 사회 응집력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희망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저자에 석학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자는 인류의 여정을 사피엔스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희망적인 미래를 고찰한다.
또한 기술 발전을 통한 진보를 이룩하여 인류의 미래는 더욱더 희망적으로 번창할 것이며, 물론 그 여정에 거대한 불평등과 부정의는 끈질기게 살아 있을 것임을 인정한다. 따라서 저자는 거대한 인류의 여정을 둘러 보고 인류의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회 진화의 양상을 조명하려 여러 학문을 연구한다.
사피엔스와 총, 균, 쇠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저자의 의견에 동조할지는 모르지만 분명 동일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일이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