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하지 말라 - 인간을 살리는 쉼에 관한 21가지 짧은 성찰
이오갑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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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하지 마라"



참 달콤한 유혹이다. 마치 금단의 유혹같은 말이다. 치열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사실 대부분 희망사항으로 밖에 가질 수 없는 것이 '쉼'이 아닐까?



대한민국 사람들은 국민성이 근면한 이유도 있지만 문화적인 이유로도 근면성을 강요당해 왔다. 저자는 사람들이 일로 내몰리고 과로하면서도 계속 쉬지 못하는 이유를 2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자본주의로 인한 사회적인 요인, 그리고 하나는 개인들의 욕망으로 인한 심리적인 요인이다.



한국인들이 쉬지 못하는 이유를 나름 분석해 보고, 우리가 부담 없이 쉬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고찰한다. 그리고 우리가 쉴 수 있을 때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이야기 한다. 저자는 쉬는 것이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무언가 자신에게 유익하고 의미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무한 경쟁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서로의 삶을 비교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더 심해지는 것 같다. 남들과 비교해서 잘 살고 있다는 안심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의 대부분은 돈을 기반으로 하는 물질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같이 변화하지 않으면 나만 도태되는 것 같다. 현실에 대한 불안감과 중압감은 쉬지 않고 일하도록 스스로를 내몬다. 그리고 수명이 증가하는 시대에 살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을 놓지 못하게 하는 다른 이유다.



아이들조차도 학습이라는 노동으로 인해 제대로 쉬지 못한다. 특히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데 수업시간만 주당 70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또한 가난하고 생산성이 낮은 국가들의 아이들은 교육은 고사하고 노동현장에서 동원되는 실정이다.



이런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해 어른도 아이도 모두 '쉼'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쉼'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다양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방법은 인간의 욕망과 정신적인 불안감과 관련이 있다. 너무 많은 욕망은 그에 비례해 더 많은 일을 낳는다. 결핍의 감정이 심한 사람일수록 일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남들보다 잘 살아야 한다는 마음, 내 기준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마음 등 정신적인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욕망에 철저하게 얽매였던 나를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자유를 허락해야 한다.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는 연습을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스스로의 마음 수련을 통해, 또는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도움을 받아 욕망과 불안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 그 이후에야 어떻게 쉬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다. 안식일 같은 제도를 통해 일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기계와 달리 쉼 없이 일할 수 없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쉬지 않고 오래 일하는 것이 적당한 쉼을 가지는 것보다 덜 효율적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주 5일 근무제도 그런 맥락에서 시작되었는 데 현 정부에 들어와 이 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쉬는 것은 단순히 일로부터의 탈출 이상이다. 자기가 맡은 일을 더 잘 해내기 위해서 공부하거나 단련하는 것도 또다른 의미에서 쉼이라 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는 일과 세상으로부터 단절하는 것도 좋다.



잘 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밝힌대로 사회적인 지원제도의 뒷받침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 부응해 개인의 욕망을 조절하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누구나 누릴 수 없는 '쉼'에 대한 논쟁,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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