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정지현 옮김 / 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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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이론',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 등으로 유명한 사회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의 육성 회고록을 바탕으로 작성한 그의 자서전이다. '필립 짐바르도'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는 않을지라도 '깨진 유리창 이론'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많은 책과 미디어에서 인용되곤 했기 때문이다.



짐바르도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의 생활고, 경제력 없는 아버지의 무능함, 병원을 포함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불신 등을 온 몸으로 겪어야 했다. 아버지는 그 당시에는 돈이 될만한 TV 관련 기술이 있었음에도 열심히 일하는 것을 싫어했다. 전염병이 돌 때 병원에 입원해서도 어떤 치료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암울했다. 아이들은 죽어나갔고 의사들과 어른들은 숨기기 바빴다.



그런 계기로 짐바르도는 열심히 공부해서 강해져야 함을 느꼈다고 한다. 제대로된 교육을 받고 지금의 현실을 이겨내야겠다고 다짐했고, 매일 신이 아닌 악마에게 기도하는 일종의 자기암시를 통해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지켜주는 사람이 없음을 알고 스스로 지켜야함을 깨달은 것이다.



이런 유년 시절의 뼈아픈 아픔이 악을 연구하는 토대가 된다. 그 이후 교육을 통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음을 배운다. 그의 이런 성장 배경이 바탕이 되어 '깨진 유리창 이론'과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이 나온 것이다.



짐바르도는 사람은 원래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상황이 선한 행동과 나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의 힘을 과소 평가한다는 것에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실제 죄인이 아닌 사람들을 교도소에 집어 넣고 교도관과 죄수로 상황 게임을 한다. 그러면 교도관 사이에서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우두머리에 동조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우두머리의 강압력과 강제력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는 상황이면 분위기 또한 그렇게 변해간다.



원래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도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마치 맹자가 주장한 성선설처럼 사람 개개인은 좋은 의도를 가진 선한 사람이지만, 다양한 상황의 변화로 인해 악함이 발현될 수 있다는 의도이다. 우리 사회가 개인의 도덕성을 바라기보다는 사회 시스템을 통해 사람들의 선한 의도를 이끌어 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 것이라 하겠다.



짐바르도는 평생을 강의에 헌신했으며, 흑인 등과 같은 소수집단, 여성 교수의 임용을 위해 힘썼다. 또한 전쟁에 반대하여 평화를 주장했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양지로 나올 것을 강조하였다.



그의 다양한 실험들은 당시의 관념에 대한 도전을 불러 왔고 많은 비난과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실험인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은 가장 많은 비판을 받게 된다. 오늘날은 상황의 힘을 드러내는 유명한 실험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위협이었다.



그의 공로는 심리학이라는 어려운 분야를 우리의 현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로 풀어낸 것에 있지 않을까 한다. 그의 대중을 위한 치열함 삶이 평생 교단에서 주창한 이론들을 실천한 결과임을 볼 때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온 저자에게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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