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의 사람들 - 사람을 얻고 쓰고 키우고 남기는 법
김영수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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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리더는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용인(用人)의 기술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조직이 거대해지고, 변화가 빨라지면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는 시대에 리더의 용인기술은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저자는 중국 사학자이면서 국내 최고의 동양 고전학자로 이미 50여 권의 책을 낸 이 분야 권위자이다. 특히 사마천의 <사기>를 30년 이상 연구했다고 하니 그 내공이 얼마나 대단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사람을 얻고 쓰고 키우고 남기는 법이라는 부제로 나온 이번 저서는 성공한 중국 제왕들의 모든 용인 기술을 망라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우리가 깊이 생각해봐야 할 내용들이 많다. 이미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하며, 아직은 팀원이라면 향후 리더 자리를 위해 미리 읽어 놓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저자는 제나라를 가장 강한 나라로 만든 재상 관중의 리더십 5단계에서 모티브를 찾았다. 인재를 알아보고(지인), 제대로 기용할 줄 알아야 하며(용인), 소중하게 잘 활용하고(중용), 권한을 주어 맡길 줄 알아야 하며(위임), 소인배를 멀리해야 한다(원소인).



저자는 관중의 리더십 5단계를 모방하여 인재를 모시는 방법(득인),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용인), 인재를 성숙하게 복돋우는 방법(육인), 인재를 떠나지 않게 하는 방법(유인), 위 모두를 망라한 용인 팔계명을 제시한다.



역사의 기록에는 언제나 제왕들의 이야기로 넘쳐난다. 사실 제왕보다 음지에서 제왕들을 보필한 인재들이 숨은 공신인데도 말이다. 역사는 언제나 승자와 권력을 잡은 자의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제왕을 보필한 인재들의 사례를 발굴하여 그들의 활약을 그린다. 여기에 제왕들의 인재관을 엿볼 수 있다.





책에 다양한 사례가 나오는 데 우리가 잘 아는 관도대전의 이야기가 특히 관심이 간다. 알다시피 관도대전은 삼국지 3대 대전 중 최초의 전쟁이다. 조조가 3만의 병력으로 원소의 10만 대군을 물리친 전쟁으로 유명하다. 조조의 전략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저자는 인재의 기용과 신뢰가 전쟁의 승부를 갈랐다고 말한다.



조조의 군대는 관도에서 강을 사이에 두고 원소의 군대와 대치하고 있었고, 조조는 관도를 포기하고 철수를 고려하고 있었다. 이에 조조는 참모 순욱에게 서신을 보내 철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순욱은 전략적 요충지인 관도의 중요성을 설파했고,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원소의 군대는 그 규모도 엄청 났지만 능력 있는 참모와 장수들이 차고 넘쳤다. 원소는 리더로서 그들을 적절히 기용하기는 커녕 시기했고 죽이기까지 했다. 이런 리더의 자질로 인한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원소는 관도대전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여럿 있었다. 공격에 대한 저수와 전풍의 의견을 묵살했고, 조조의 군량미 부족을 근거로 공겨하자는 허유의 말을 의심했다. 최선을 다해 싸운 장합과 고람을 궁지로 몰았다. 이런 일들이 모여 결국 조조의 승리를 이끌 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원소는 조조보다 객관적으로 더 우월했다. 군대의 규모도 3배 이상 차이가 났고, 데리고 있던 인재들도 많았으며,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충언을 올리는 진짜 충신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고, 믿지 못했으며, 소인배들을 너무 가까이 하는 우를 범했다.



역사상 한 페이지를 크게 장식할 수 있었던 원소는 결국 리더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갖추지 못해 승리의 기회를 놓치고,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게 된 것이다.



리더는 스스로의 자질을 갈고 닦아야 한다. 리더로서 필요한 자질이 많겠지만 다른 어떤 것보다 인재를 가려쓰는 기술이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유비가 삼고초려 끝에 제갈량을 얻고 승승장부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늘날 다양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규모에 상관없이 직원들을 부려야 하는 입장에서 이 책은 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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