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절판




스마트폰이 생활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나에게는 해로운 것보다 이로운 것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 어떨까? 두 아들이 주말에 밖을 나가지 않은지가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학교에 갔다 집에만 오면 두문불출이다. 코로나로 인해 외부활동을 안하던 것이 습관이 되었고, 그 사이 게임을 하는 횟수가 늘었다.



하도 답답해서 주말에 데리고 집 주변에 있는 야산에 다녀 오려 했지만 실패다. 예전에는 잘 따라다니더니 지금은 게임에 빠져 있다. 걱정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전교 1등을 하는 것에만 관심이 없다. 정신과 신체가 건강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공부는 학교에서 꼭 배워야 하는 기본만 배우는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내게 저자가 일러주는 프랑스 교육은 많은 생각을 던져 준다. 저자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맞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고 열다섯 살에 프랑스행을 택한다. 자칫 한국에서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 찍힐 수 있는 상황이었으리라.



프랑스라는 낯선 환경에서 발견한 교육의 기회를 통해 인생을 바꿀 변화를 경험한다. 나도 학교 다닐 때는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서 보니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 배워나가는 셀프 학습이었다. 스스로 느낀 것은 학교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사람들이 셀프 학습을 잘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교에 맞는 성적을 위한 공부만 한게 아닌가 싶다. 지금도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지만 배움은 끝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 이후는 프랑스에서 배운 저자는 이제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대한민국 교육 현실과 저자가 겪은 프랑스 교육을 비교하며 아이들에게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는 셀프 교육법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교육법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현실 교육의 테두리에서 프랑스 교육의 장점을 어떻게 발현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힘든 교육 현실 속에서 안개 속을 걷듯 혼란스러운 부모을 위한 위로를 전하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 교육은 바칼로레아가 유명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단어만큼은 나도 안다. 우리나라는 하루 종일 고등학교에서 배운 모든 과목을 테스트한다. 바로 얼마 전에 끝난 수능이라는 제도를 통해 12년을 하루에 평가받는 것이다.



그에 반해 바칼로레아는 보통 하루에 한 과목씩 일주일간 테스트 한다. 바칼로레아는 논술형 시험으로 보통 과목당 4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구두시험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준비시간 30분과 시험 시간 20분이 소요되어 총 1시간을 넘지 않는다. 6월 중순에 시험을 치르고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바칼로레아를 취득한다.



바칼로레아는 우리의 수능과 다르다. 수능은 객관식이지만 바칼로레아는 모두 주관식이다. 그리고 바칼로레아는 일종의 프랑스 대학 입학 자격증이라 할 수 있다. 성적에 따라 등급을 나누기는 하지만 등급에 따라 진학 가능한 대학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바칼로레아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평가 대상이다. 대한민국의 수능은 상대평가다. 철저하게 남들과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바칼로레아는 남들과 경쟁하지 않는다. 스스로의 실력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인지만 평가한다. 남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의 학업 성취도를 진지하게 평가받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능 문제를 외국의 수재들도 참 풀지 못한다고 한다. 수능은 문제를 푸는 기술보다는 지식을 평가한다.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교육시스템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나라의 수능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바칼로레아처럼 우리나라도 남들과 경쟁하지 않고 스스로의 학업 성취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바칼로레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