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머니

클라우드 머니 - 화폐의 최후
브렛 스콧 지음, 장진영 옮김, 이진우 감수 / 쌤앤파커스 / 2022년 10월

사람들은 너무나 뻔한 이야기에 식상해한다. 심지어는 너무 자주 언급되어서 이제는 짜증나기까지 한다. '돈에 대한 인식은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라는 문구에 자극되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편견에 도전장을 던진다.

책을 선택하고 당연히 종이 화폐가 없어지고 디지털화폐의 시대가 될 것이고, 우리는 그런 시대에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시민운동가로 부르지만 그는 금융의 미래를 통찰하는 금융전문가가 맞다.

책은 디지털화폐를 만드는 기업과 국가가 경제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으로 디지털금융을 강조하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수단을 공고히 하면서 빅브라더가 되려고 하는 실체를 밝힌다. 즉 지폐와 동전이 사라지고 디지털화폐, 즉 클라우드머니로 이행하는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나도 지갑에 현금이 별로 없다. 당연히 동전은 더 없다. 동전이 생겨도 절대 가지고 다니는 일은 없다. 동전은 집에 있는 돼지저금통에 들어갈 뿐이다. 모든 것이 페이, 모바일뱅킹의 이름으로 눈에 보이지 않게 거래된다. 이런 흐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현금은 향후 디지털화폐 또는 암호화폐로 가는 것이 맞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나의 믿음과 환상을 보기 좋게 깨버리고 만다.

새로운 시대에 금융과 기술이 빅파이낸스와 빅테크라는 압도적인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짓밟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거기에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현금 없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안달이 난 현대 사회에서 현금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위트 넘치는 비유와 설명을 통해 만나보자.

현금 없는 사회는 분명 편리한 사회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편리함의 이면에는 항상 부정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예를 들어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방팔방의 CCTV는 그만큼 우리의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금융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현금 없는 사회를 구현한다면 우리는 편리함 뒤에 숨겨진 정치적인 논리를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들을 소위 디지털자동화의 귀족들이라 칭한다. 그들로 인해 미래는 반드시 현실로 구현되어야 하고 옛것은 반드시 과거가 되어 사라져야 한다. 오래된 금융시스템은 최신식으로 바뀌고, 은행지점과 현금 거래 등 오래된 방식은 사라져야 마땅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저자는 우리의 금융산업이 핀테크산업에 끌려가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금융시스템을 이해하고, 핀테크가 기존 금융시스템에 얼마나 깊숙히 침투해서 칼질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더불어 암호화폐와 은행업계의 서로 물어뜯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많은 은행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물리적인 점포를 없애기 시작했다. 디지털로부터 소외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현재의 시스템은 무시한다. 디지털화폐의 시대가 도래하면 발생할 많은 문제들로 인해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미래의 시스템에 이용 당하기 않기 위해 우리는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으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