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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테이스터스 가이드 - 와인을 즐기는 완벽한 시간
조 로버츠 지음, 정미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와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와인을 팔만큼 다른 주류들처럼 접근성은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내게 와인은 언제나 어려운 분야다.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은 마실 때 맛이 어떻고, 원산지가 어디고,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 하지만 와인은 다르다.
저자는 와인 전문가로 인정을 받는 와인 애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와인의 매력은 마시는 데 있다고 단언한다. 종류, 역사, 원산지 등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시음을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시음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각각의 와인에서는 어떤 맛이 나고, 왜 그런 맛이 나는지 등 와인에 대한 안목과 이해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둔다. 포도 품종과 와인 생산지에 따라 다른 맛이 나는 이유, 똑같은 지역에서 재배된 똑같은 포도로 만든 와인들에서 완전히 다른 맛이 나는 이유 등을 읽어보면 흥미롭다.
세계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국의 전통, 재배 포도, 기후, 와인 양조법이 와인에 맛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와인의 지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 충분하다. 포도에서 와인이 되는 전체 과정을 설명하고, 와인의 감별 요령도 알려준다. 더불어 각각의 와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30여 개의 시음가이드를 따라해 볼 것을 추천한다.
와인은 시음이 가장 중요하다. 와인의 맛보기는 5단계를 거친다. 눈으로 보기, 스월링으로 불리는 잔 돌리기, 향 느끼기, 맛보기, 곰곰이 생각하기로 이어진다. 다른 주류들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 특히 와인 맛보기가 특이하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신 후 입안에서 가볍게 굴려주어 와인이 입천장, 잇몸, 혀에 덮이게 해준다. 이는 와인 속의 휘발성 화합물이 더 드러나 맛과 향기가 더욱 풍성하게 발현되게 한다.
세계의 주요 와인 생산지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칠레, 호주, 뉴질랜드, 독일, 포르투갈 등이 유명하다. 특히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와인이 다르다. 프랑스는 서늘한 지역과 온난한 지역의 와인이 다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시음을 하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와인은 비싸야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저자는 맛 좋은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안내한다. 사과, 생강, 배의 풍미를 내는 스파클링 와인 프레시넷 코든 네그로 브뤼(스페인 카바), 장미향, 리치, 정향의 아로바에 귤의 풍미가 더해진 오프 드라이 화이트 와인 샤토 생 미셀 게뷔르츠트라미너(워싱턴주 컬럼비아 밸리), 석류, 자몽, 딸기의 풍미가 느껴지는 멀더보쉬 카베르네 소비뇽 로제(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 레드 베리의 풍미를 풍기는 코노 수르 비시클레타 피노 누아(칠레 센트럴밸리), 나무 딸기의 알싸함이 느껴지는 레이븐스우드 빈트너스 블렌드 진판델(미국 캘리포니아주)이 10달러 이하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와인들이다.
와인 전문가인 저자가 뽑은 4가지 와인도 소개한다. 최고 등급이나 고가의 와인이 아닌 그냥 맛이 좋아서 자꾸자꾸 찾게 되는 와인들이라고 한다.
50달러 이상의 스파클링 와인에 비해 적극 추천하는 다양한 풍미의 슈램스버그 브뤼 로제(캘리포니아주 북부 연안), 풍부한 산미에 꽃, 라임, 레몬, 배, 생강의 풍미가 느껴지는 1200년의 역사를 가진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 리슬링 파인헤르프 겔블라크(독일 라인가우), 누구나 좋아해서 선물하기 좋은 라미 샤르도네(캘리포니아주 소노마 카운티), 시칠리아의 카베르네 소비뇽 느낌을 주는 진홍색 와인 돈나푸가타 세다라 네로 다볼라(이탈리아 시칠리아) 등이 있다.
와인 초보인 내가 도전해볼 아이템이 생겼다. 일단 저자가 언급한 10,000원 전후의 저렴한 와인으로 시작하고, 저자가 즐겨 마시는 와인들을 찾아서 시음해보고 싶어졌다. 아내와 와인 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와 더불어 와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생각에 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