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장자 - 지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생 공부 슬기로운 동양고전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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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중에 장자는 공자나 맹자에 비해 학자보다는 한량(?) 느낌이 강하다. 그만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학문을 추구했다는 생각이 든다. 공자나 맹자에 못지 않게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동양 고전의 또 다른 대가다.



장자는 호접지몽의 사자성어로도 유명하다. 당시 유학자들이 주장하는 도덕적 가르침 따위는 하잘 것 없는 것이라고까지 주장하였다. 맹자가 공자의 사상을 이어 받았다면 장자는 노자의 생각을 이어 받아 자연으로 돌아갈 것과 무(無)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였다.



공자와 맹자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인(仁)을 강조했다면, 노자와 장자는 도(道)를 주장한다. 도는 우주의 생성론, 음양오행설 등과 결합하여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전파된다. 특히 <장자>에는 우화가 많이 등장하는데 해석자의 방향성에 따른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장자는 처가 죽었을 때도 슬퍼하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삶과 죽음이 본래 자연의 일부이고 순환의 일부라고 말하며 누군가가 우리 곁을 떠나간다 해도 슬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장례조차도 성대하게 치르지 못하게 할 정도였다. 불교의 윤회사상과도 맥이 닿아 있어 보인다.



장자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함께 살고 죽어간다는 것을 인정하면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공포마저도 초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경전들보다도 자유로움이 많이 배어있음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장자에 나온 일화들은 어찌보면 선문답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장난같기도 하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사례를 두고 다르게 해석하는 책도 있다. 장자 본인이 아니고서야 정확한 의미를 누가 알겠는가?



그대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 하는가





재미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장자가 호수 다리 위를 걷다 혜시에게 말한다. "피라미가 한가롭게 헤엄치고 있군요. 이것이 피라미의 즐거움입니다." 그러자 혜시는 "그대는 피라미가 아닌데 어찌 피라미가 즐거운지 아십니까?"라고 받아친다. 이에 장자는 "그대는 내가 아닌데 내가 피라미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어찌 아십니까?"라고 말했다.



무언가 무한 반복되는 질문이 나올 듯 하다. 뒤 이어 나오는 말을 계속 읽어봐도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해당 대목을 읽고 깊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없으면 제대로 된 해석을 할 수 없고, 깨달음도 얻을 수 없다.



장자는 논어나 맹자에 비해 재미있는 선문답 사례가 많다. 그러나 그 깊은 뜻을 이해하는 것이 좀 더 어려워 보인다. 맹자는 나름 직관적으로 해석이 되고 전달하는 뜻이 분명하다. 반면 장자는 읽는 사람의 지식, 환경 등에 의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장자는 자유로운 세계를 추구한다. 장자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를 살면서 겪은 개인마다의 다양한 경험이 똑같은 가르침을 다르게 해석하게 하는 것 같다. 볼수록 신기한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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