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
김선희 지음 / 까미노랩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종교가 다르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꾼 그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종교와 상관없이 생애 중 1번쯤은 꼭 걸어보고 싶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련 정보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을 읽기로 한 것도 그런 흐름의 연속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책은 포르투갈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거쳐 포르투갈로 향한다.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정보에 의하면 산티아고 순례길 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경로는 프랑스를 거쳐 가는 길이었다. 이 책은 포르투갈을 거쳐가는 순례길을 안내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의 포르투갈 버전이다.
이 책은 안내서이면서 에세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따라가면서 보이는 풍경과 일어나는 일들,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저자의 심경을 잘 묘사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 포르투갈을 거쳐 가는 최초의 정보라는 면에서 내게는 가치가 있다. 나중에 포르투갈 부분을 갈 때는 꼭 이 책을 들고 갈 예정이다.
포르투갈 순례길은 파티마 길(150km), 나센치 길(29.5km), 센트럴 길(642km), 포르투 바닷길(220km), 스피리추얼 길(83km), 포르투갈 내륙길(387km), 또레스 길(567km)로 이어진다. 프랑스 길에 비해 포르투갈 길은 정보도 부족하고 인프라도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미리 알아두면 좋다.
포루투갈 길을 안내하는 저자의 팁을 소개한다. 순례길 대부분은 자연을 걷는데 도시에 가까워지면서 나타나는 공장지대와 주택가 등은 죄책감 없이 그냥 건너뛰는 것이 좋다. 순례길을 걷는 목적을 잊지 말고 비슷한 속도와 일정으로 친구와 걷는 것을 추천한다. 즉 걷고 싶을 때 걷고, 쉬고 싶을 때 주저 없이 쉬며 자유롭게 걷는 것이 좋다.
저자는 포르투갈 순례길 까미노를 50일 동안 걸었다. 리스보아에서 파티마까지, 파티마에서 산티아고까지, 다시 포르투로 돌아와 바닷길을 일부 걷고, 포르투갈 현지인이 적극 추천하는 스피리추얼 길을 걸어 다시 산티아고로 가는 여정이다.
저자는 구글이나 다른 여행 서적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는 과감하게 스킵하고, 실제 도로 상태나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의 상태, 외딴 마을을 벗어나는 시점에서 생수 한 병을 꼭 준비해야 한다는 등의 실제로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한 깨알 정보를 담았다.
좋은 호텔, 리조트만을 따라가는 여행도 좋지만,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걷는 여행도 너무 좋아 보인다. 산티아고 순례길 중 프랑스 길을 다녀온 후 포르투갈 길까지 섭렵한 저자는 자신감이 넘친다. 철저히 혼자 걷되 언제든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함께 하되 또 오롯이 혼자가 될 수 있는 까미노 여행으로 유혹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외국도 좋지만 우리나라도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 전에 우리나라 곳곳을 걸어서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산티아고 프랑스 길과 더불어 포르투갈 길을 도전하는 것이 계획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아주 친절한 포르투갈 순례길 안내서'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