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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유전자 -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대하여
요아힘 바우어 지음, 장윤경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2년 6월
평점 :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는 대세로 굳혀지고 있다. 다윈의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이라는 개념을 유전자 단위로 세분하여 진화를 설명한다. 출간 이후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40년 이상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유전자는 고정되어 있고, 인간은 그 유전자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공감하는 유전자>는 <이기적 유전자>의 의견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이기적 유전자는 틀렸다고 단언한다. 대신 유전자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반응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리처드 도킨슨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유전자 결정론은 마치 운명론과 같다. 내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 많은 절망적인 상황을 안겨준다. 저자는 비관적인 세계관을 불러오는 유전자 결정론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유전자는 본래 정해진 것이라기보다 '소통'의 매개체라는 관점을 보여준다.
핵심은 우월한 유전자,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니라 공감하는 유전자, 소통하는 유전자에 있다. 유전자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속에서 행동과 실천에 따라 조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저자의 의견은 리처드 도킨슨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라 보기 힘들다. 이 책은 진화론을 다루지 않는다. 신경과학과 심리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견에 가깝다. 타고난 유전자의 대한 분석이라기 보다는 좋은 삶을 살고자하는 태도, 공공심 등이 유전자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즉 공감과 인간성에 대한 고민,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선함에 대한 인식과 올바른 사용법, 자연과의 공감 등을 통해 우리가 좋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인간성, 공감, 자아 등 저자가 말하는 부분들이 유전자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다만 이런 노력들이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선하게 그리고 좋은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고 보는게 맞을 듯 하다.
리처드 도킨슨의 주장에 정면 배치되는 문구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이기적 유전자가 주장하는 진화론적인 부분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은 없다. 다만 유전자가 소통을 통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인간 본성의 생물학적 결정론에 대한 반론이 맞다.
신경과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인간이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소통을 통해 본성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공감의 주체는 '자아'라는 것.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