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코트 위에서 - 어느 원로 체육인의 인생 이야기
방열 지음 / 대경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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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열 감독! 어렸을 때 농구 게임을 통해 방열 감독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그가 최근 대한민국 농구협회 회장직을 마무리했다는 걸 알았다. 그가 생각하는 농구인으로서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농구와 함께한 역사를 남기기 위해 자서전을 남겼다. 아마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그의 이름을 잘 모르지 않을까?



누구나 책을 쓰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농구에 관한 책을 포함해 지금까지 12권을 저술했다고 한다. 작가가 아닌 사람이 펴낸 분량으로는 적지 않은 편이다. 인생의 마지막 책이라고 생각하고 펴낸 자서전이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다. 이 책에는 방열 감독의 모든 인생 이야기와 한국 농구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농구선수로 시작해 지도자, 대학 교수, 대학 총장 그리고 농구협회장까지 농구와 평생을 함께한 저자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활발한 활동을 마무리하고 80 평생을 차분히 정리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도 저자의 나이 쯤에 내 자서전을 펴내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글을 쓰고 있을까?



60~70년도 지난 사소한 이야기들, 경기 관련 이야기들을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저절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특히 인생 전부를 '농구'라는 한가지에 올인하는 사람의 인생을 상상할 수 없는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내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60년대 농구선수로 뛸 때의 사진과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추억으로 다가온다. 빛 바랜 흑백사진은 사진으로만 보던 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상상하게 한다.



선수를 거쳐 지도자 시절에 조흥은행을 여자농구의 강자로 만들었고,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을 거치면서 겪은 에피소드는 정말 소설이 따로 없다. 특히 여성의 생리기간과 관련한 일화는 감독에게도 선수에게도 잊지 못할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든지 국제경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선수들을 챙기는 감독의 세세함이 놀랍다.



지금의 가천대학교 전신인 경원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새로운 일을 벌이는 추진력은 왠만한 대기업 총수들 저리 가라할 정도다. 선수로서 뛸 때보다 그리고 감독으로서 현장에서 뛸 때보다 더 열심이었던 대학 교수생활은 천성이라할 정도로 최고의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농구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저술하는 열정이 넘치는 시기였다.



대학교에 없던 사회체육학과를 신설하고 교육대학원에 교육학과 체육학 석사과정을 개설하는 등 학교 발전과 관련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한 부분은 관련자들은 아직도 전설처럼 기억하고 있는 듯 하다.



2018년 남북 통일농구대회와 단일팀 구성은 그에게 특별한 기억이다. 북한에 초대되어 경험한 일들은 마치 북한 여행기 같다. 하지만 만나고 싶었던 선수시절의 북한 선수들을 못 만난 것이 많이 서운한 듯 하다. 북한 평양을 떠나는 날에 방명록에 남긴 말은 정말 멋지다.



"세상에는 두 가지 어려운 것이 있다. 하늘에 오르는 것이 어렵고, 분단된 조국을 하나로 이룩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남북농구단이 통일농구대회를 계기로 통일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2018년 7월 6일


고려호텔에서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장 방열



이 책은 1940년부터 2022년까지 약 80여년을 담은 방열 감독의 인생 대서사시이면서 우리나라 농구역사의 기록이다. 내가 특별히 농구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생소한 것들을 많이 알게 될 것이다.



농구를 좋아하고 농구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일반인들도 읽어보면 농구뿐 아니라 우리가 살지 못했던 시대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역사서다. 특히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1980년대 이전 세상이 궁금하다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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