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 강원·경상·제주편 22곳 살아생전에 살고 싶은 곳 44 1
신정일 지음 / 창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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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풍수지리를 중요시하는 나라였다. 나라의 터를 잡을 때, 조상의 묘를 쓸 때, 집 터를 잡을 때 등 나라와 집안에 터와 관련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풍수를 따졌다. 우리 문화에 풍수가 미치는 영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상의 묘지터를 잡을 때 빼고는 오늘날 집을 사거나 땅을 살 때 풍수를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에게 미치는 좋은 기운을 가진 땅을 골라 집을 짓는 사람보다 경제적 가치를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의 몸에 미치는 기운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택리지를 저술한 이중환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 보기로 하고 시작한 좋은 장소 찾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인들은 마음과 몸이 더없이 평안해지는 곳을 찾아 집을 지으라고 했다. 저자도 그들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 듯 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중환 선생이 찾던 장소는 아니지만 저자가 한달 또는 일년 이상 반드시 기거해보고 싶은 장소만을 골랐다.



총 2권 중 이 책에서는 강원도와 경상도, 그리고 제주도에서 저자가 엄선한 22곳을 소개한다. 책을 읽다보니 시골에서 자란 나의 정서와 저자의 그것이 많이 닮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내 평생 옆에 끼고 살면서 죽기 전에 책에 나온 22곳을 반드시 한 번 이상 들러볼 생각이다.



강원도 3곳, 경상도 16곳, 제주도 3곳. 내 마음을 끄는 몇 곳이 있어 소개한다.



소강변의 한반도마을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군 법흥사 아랫마을 대촌이다. 섬 모양이 한반도 모양으로 이루어진 한반도 마을이 근처에 있다. 이 곳은 우리나라에서도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곳 중 하나라고 한다. 소나무 길을 따라 법흥사를 산책하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렌다.



다음은 낙동강 물길이 휘감아 도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다. 가송리는 가사와 송오의 이름을 따라 지었다고 한다. 가송리의 풍경은 흡사 배산임수를 연상케한다. 저자는 이곳이야말로 저자가 넉넉하게 노닐며 늙어갈 곳이라 한다. 특히 송오리에서 도산서원으로 가는 '퇴계오솔길'은 세상의 근심 걱정을 절로 잊게 해주는 아름다운 길이다.



마지막은 경남 남해군 이동면 상주리다. 남해에 지인이 있어 한 번 들러본 적이 있다. 내가 태어난 곳은 산이 많은 곳이다. 남해는 바다와 산과 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절묘한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사람 살기에는 이 곳보다 좋은 곳이 없을 듯 했다. 그래서 나중에 꼭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더랬다.



독일 사람을 포함해서 많은 유럽인들이 남해에 터를 잡은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남해의 금산, 상주해수욕장, 남해 미조포구를 들르면 황홀할 것 같다. 미조포구를 들러본 적이 있는데 좋았던 기억이 있다.



산촌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살았다. 언젠가는 자연과 더불어 근심과 걱정을 뒤로 하고 평안하게 살 곳을 찾아 살고 싶다. 아마 그 첫 장소가 남해가 아닐까 싶다. 아직은 젊어서 세상에 더 쩔어 살아도 상관없지만 최대한 내 몸이 평안해지기를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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