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 자본시장과 투자의 미래, 사모펀드 이야기
최우석.조세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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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에 대한 기사가 자주 보인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2021년 기준 18개로 2017년에 비해 6배가 늘었다고 한다. 신선 배송업체 컬리,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 등 우리가 자주 들어본 기업들이다.



이 책은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들을 발굴하여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내는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사모펀드에 대한 나의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나는 사모펀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모펀드 엘리엇'이다. 국내 대기업들에 투자해서 경영에 간섭하고 천문학적인 수익을 낸 후 모두 팔고 떠난다. 그 동안의 패턴이 그랬다.



그래서 사모펀드는 대부분 해당 기업을 위한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다. 사모펀드는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내서 기업가치를 부풀린 후 수익 실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수익실현을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장기적인 비전이 아니라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실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 사모펀드의 규모가 적었기 때문에 외국계 사모펀드에 의해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자본시장의 흐름이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이동하였다고 본다. 1997년 IMF 위기가 시발점이 되어 많은 외국계 금융자본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우리 나라의 알짜 기업을 저가에 인수해 조 단위의 수익을 남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대부분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정점을 찍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투자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 되었었다.



사모펀드 회사에 몸 담고 있는 저자도 수익을 우선으로 본다. 하지만 무자비한 외국 자본의 사모펀드처럼 수익만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초기 단계의 회사를 잘 분석해서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수익률은 좋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들어보는 기업들이 저자의 손을 거쳤다. 맘스터치, 하림, 쿠팡, 공차 등은 사모펀드와 함께 성장한 기업이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대출과 투자가 있다. 그 중에서 사모펀드(PEF)는 이름에도 Equity가 들어가 있듯 지분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너무 단기적인 수익실현만 보지 않는다면 기업에게는 거대 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두산그룹의 계열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코오롱그룹의 코오롱 화이버 매각, 웅진그룹의 코웨이, 북센 매각 등을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은 업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사례들을 우량한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매각되는 것을 국내 자본의 힘으로 지킨 케이스로 분류한다. 내가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인식들을 해소하는 계기가 된 부분이다.



우리가 전문영역인 사모펀드에 참여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전문지식도 천문학적인 자금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4장과 5장이다. 앞 1~3장은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주체들에 대한 이야기다. 반면 하반부 2개는 사모펀드가 주시하는 시장의 변화에 대해 다룬다.



미래를 움직이는 2차 전지 시장에 대한 전망, 전통 기업의 사업 재편, 글로벌 스탠다드가 된 ESG, 그리고 바이오 시장의 신리더 K-바이오까지. 사모펀드가 보는 자본주의 3.0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갈 섹터다.



섹터가 정해졌으니 개인으로서 투자할 방향을 정하면 된다. 투자는 수익이 나는 방향으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수익이 나는 방향은 크게 2가지다. 기업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하듯이, 즉 지배주주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이 투자의 방향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사모펀드들이 투자하는 방향으로 따라하면 될 것이다.



개인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사모펀드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방향을 주시한다면 답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크게는 국부를 지키는 사모펀드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에게 기업 투자의 방향을 알려주는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해 준다. 내가 기업을 운영하는 오너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사모펀드를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도 다룬다. 순수한 투자자에게는 사모펀드를 활용하는 법을 알려 준다.



주식과 부동산에 국한된 투자의 스펙트럼을 사모펀드의 시야까지 넓힐 수 있는 좋은 지침서다. 색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은 언제가 어렵지만 설렌다. 내가 전혀 몰랐던 분야에 대한 관심을 나를 어디까지 이끌어 줄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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