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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혁명 - 게임의 판을 바꾼 5가지 생각의 전환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5년 미국의 유력 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발표에서 미국 온라인 안경 유통업체 와비파커(Warbyparker)를 1위로 선정했다. 당시 매출 1억 달러 수준의 와비파커를 애플(2위)과 중국의 알리바바(3위)보다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와비파커는 미국의 안경 독점시장을 무너뜨린 정말 혁신적인 기업이다.
저자 손재환 대표는 감히 한국의 와비파커라고 말하고 싶다. 손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대한민국 안경업계를 선도해 왔다. 손대표의 마케팅 전략을 거의 대부분의 업체들이 따라할 정도로 그는 안경업계에서 혁신가 또는 선구자로 불린다.
이 책은 안경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안경에 관한 책은 아니다. 안경을 통해 손대표의 경영철학과 경영전략을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전략서다. 오히려 안경업계에서 통용되는 전략을 통해 이종 업종에서도 해볼만한 전략들이 그득하다. 손대표가 직접 실행하고 성공한 전략들을 스토리로 풀어놓기 때문에 쉽게 와 닿는다.
손대표의 경영전략은 딱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손대표의 성공 여정은 "미쳤네!"로 통한다. 지금은 많이 알려지고 많은 업체들이 사용하는 전략이지만 손대표가 처음 사용할 때 업계의 반응이 딱 그랬다. 미쳤네!!!
나도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안경점에 대한 많은 불편함을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도 많은 안경점이 주먹구구로 운영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나는 접근성이 편리한 시내의 대형 안경매장을 운영하는 편이다. 안경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친절하고 선택권이 많기 때문이다.
요즘 안경점은 대형매장을 많이 운영한다. 다른 안경점과 차별화를 위한 고급화 전략을 사용하고, 티타늄 소재의 재질을 사용하며, 전문 검안기로 시력을 측정하고, 직접 써보고 결정할 수 있는 피팅 체험형 매장도 많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모두 손대표의 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참 경이롭다.
한쪽 눈을 가리하고 하는 한천석 시력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던 시절에 무려 1억 2,500만원을 들여 독일 자이스 검안기 풀세트를 구입했다. 당시 주변의 반응은 모두 "미쳤네!" 였다. 이런 미친 결단으로 사업은 성장하기 시작했고, 3년 쯤 지나면서부터 주변 업체들도 전문 검안기를 들여와 시력검사를 시작했다.
안경매장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시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손대표는 이런 생각에 의문을 던졌다. 외곽 지역에도 잘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외곽 지역에서의 고급화 매장을 오픈했다. 손대표의 생각은 적중했고, 사업은 대박이 났다.
손대표는 시내에서의 전략도 과감히 실행했다. 월 500만원짜리 구석진 자리보다는 월세 1,000만원 짜리의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를 선택했다. 유동인구가 많고, 안경점 매장의 규모가 큰 만큼 매출도 많이 증가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서 남들이 10% 수준의 할인을 제공할 때 손대표는 50% 이상의 과감한 할인정책을 실행했다. 물론 결과는 대박이었다.
요즘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번호표 뽑는 반자동화 매장, 피팅 체험 매장도 모두 손대표의 손을 거쳐 안경업계에 정착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서비스들이 그의 손을 거친 것을 알게 되니 새삼 대단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안경혁명이란 책이 안경에 대한 전문서나 안경업계에 대한 이야기로만 생각되었다. 실제로 읽어보니 안경업계에 종사하는 손대표의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담은 훌륭한 경영서라는 걸 알았다. 이미 많은 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략도 있지만, 스스로가 몸담은 업계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한가지라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